강혜경 공격 나선 김영선 “함정 팠다…김건희 마녀사냥”

이혜영 기자 2024. 11. 4. 10: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 전 의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출석…혐의 전면 부인
“尹·김건희와 연락 안했다…명태균에 돈 건넨 건 강혜경”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월3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관련 핵심 인물인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장시간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김 전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의원실 회계 책임자이자 명태균씨와 연결고리에 있던 강혜경씨가 '함정'을 판 것이라고 저격했다. 강씨가 공개한 녹취록이 오히려 자신의 '변호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형사4부(김호경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김 전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2시간 가량 조사를 벌였다. 

김 전 의원은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에 당선된 뒤 2022년 8월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세비 9000여만원을 명씨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운 명씨에게 공천 대가성으로 돈을 전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전날 오후 10시10분께 창원지검을 나서며 제기된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김 전 의원은 혐의 소명과 관련한 질문에 "미래한국연구소와 저랑은 관계없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며 "(의원실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가 스스로 정치 자금에서 돈을 빼내 가져간 부분에 관해서는 강씨가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의원은 자신에게 제기된 대가성 공천 의혹을 적극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씨나 김 여사 등에게 공천을 부탁한 적 없고, 명씨에게 세비 9000여만원을 건넨 것은 강씨가 주도한 것이라는 게 김 전 의원 입장이다. 

11월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 경호처 대상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씨가 증인으로 출석, 증언대에 서 있다. 오른쪽은 의원 질의에 답변 중인 정진석 비서실장 ⓒ 연합뉴스

김 전 의원은 전날 오전 검찰에 출석하면서도 "지난 대선 당시 발생한 여론조사 비용 문제는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대가성) 공천 의혹은 나와 전혀 상관없다. 강혜경이가 나한테 함정 파려고 얘기하잖나, 대선 때 무슨 공천 (등은) 나랑 상관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명씨가 2022년 보궐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에 대해 김 전 의원은 "명씨가 말씀을 잘하시니 나름대로 저를 도왔다고 해 일부 정도만 알고 있다"며 "공천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 여사와 연락한 적은 없다"고 했다.

이어 "명씨가 '김 여사가 자신 얘기를 잘 받아준다'는 정도는 들은 적 있지만 공천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으로 들은 적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명씨 덕을 봤다고 말한 녹취록 의미에 대해 "선거에 도와준 모든 분은 다 고마운 분들"이라고 답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명씨와 윤 대통령 간의 통화 녹음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혜경씨 녹취록이 제 최고 변호인"이라며 "강씨가 저와의 녹음 내용을 빌미로 돈을 받아내려고 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의원은 김 여사에 대해서도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전 의원은 "여성(김 여사)을 마녀사냥하는 걸로 정치를 끌고 가나. 권투 선수끼리 싸우다가 힘이 달리니까 링 밖으로 가서 남의 마누라 두들겨 패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야당을 비판했다. 

강씨는 김 전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사실과 다른 내용이 너무 많고, 임기응변식 거짓말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 전 의원이 검찰에 출석한 것은 지난 6월 참고인 신분 이후 두 번째다. 검찰은 이날 김 전 의원을 다시 한 번 불러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명씨와 김 전 의원 의혹과 관련해 녹취록을 공개한 강씨는 지난달 21일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씨가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보궐선거 공천을 받았고, 이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강씨는 당시 미래한국연구소가 총 81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했고, 명씨가 여론조사 비용 3억7000여만원 대신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김아무개씨가 등기상 대표지만, 실질적인 운영자는 명씨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김 전 의원과 명씨가 주고받은 9000여만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지난 9월 두 사람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검찰은 이번주 내로 명씨를 소환해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 검찰 출석을 앞둔 명씨는 조사에 대비해 변호인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