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女 축구, U-20 이어 U-17 월드컵서도 우승···스페인과 승부차기 끝에 승리

윤은용 기자 2024. 11. 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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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도밍고 | EPA연합뉴스



북한 여자 축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번에는 17세 이하(U-17)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그 위용을 떨쳤다.

북한은 4일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의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펠릭스 산체스에서 열린 2024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 월드컵 결승에서 스페인과 전·후반 90분 동안 1-1로 비긴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북한은 2016년 요르단 대회 이후 8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 대회 3위 결정전에서의 0-1 패배, 2018년 우루과이 대회 8강전 승부차기 패배 등 스페인과 악연도 끊었다. 스페인은 2018년, 2022년에 이어 대회 3연패에 도전했으나 북한에 무릎을 꿇고 준우승에 만족했다.

준결승에서 각각 미국을 1-0으로, 잉글랜드를 3-0으로 꺾은 북한과 스페인의 결승전은 스페인이 좀 더 주도권을 쥐고 끌고 가는 형국으로 전개됐다.

북한은 시작부터 위기를 맞았다. 전반 2분 스페인의 역습 상황에서 셀리아 세구라에게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내주고 오른발 슈팅을 허용했으나 골키퍼 박주경이 선방해냈다.

산토도밍고 | EPA연합뉴스



전반 42분에는 공중볼을 처리하려던 박주경과 북한 리국향, 스페인의 알바 세라토가 겹치며 잠시 혼전이 벌어졌고, 빈 골대로 흐른 공을 북한 수비가 다급하게 걷어내 가까스로 실점을 막았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북한은 후반 16분 결국 스페인에 선제골을 내줬다. 왼쪽 측면에서 파우 코멘다도르가 낮은 크로스를 찔러 넣자 반대쪽 골대로 쇄도한 세구라가 왼발로 가볍게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북한은 곧바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후반 19분 로운향의 긴 패스로 한 번에 스페인 수비 라인을 허물었고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질주한 전일청이 골키퍼를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바로 직후 심판진이 비디오판독(VAR)으로 전일청의 오프사이드 여부를 따져봤는데 전일청의 발끝이 미세한 차이로 스페인 수비보다 뒤에 위치한 것으로 판정됐다. 그러자 스페인은 이전 볼 경합 상황에서 북한의 파울 여부를 놓고 VAR을 신청했는데, 이 장면에서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본 심판진이 북한의 득점을 인정했다.

이후 양팀 모두 추가 득점에 실패해 승부차기로 넘어간 경기는 세 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스페인의 키커 코멘다도르의 슛이 골대 왼쪽으로 흘러 나간 반면, 로운향은 깔끔하게 성공해 희비가 갈렸다.

북한은 지난 9월 콜롬비아에서 열린 20세 이하(U-20)여자 월드컵에서도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등 여자 축구 강국의 위세가 다시 살아났다.

산토도밍고 | AFP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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