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 생애설계] 외로운 노후 피하고 싶다면 두 가지는 반드시 준비하세요

정양범 매경비즈 기자(jung.oungbum@mkinternet.com) 2024. 11. 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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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정년퇴직한 회사원 A씨는 일을 그만둔 후 3개월은 너무 행복했다. 이상하게 느낀 건 퇴직과 동시에 누구에게도 전화가 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직장과 가정에서 가졌던 권위는 오간데 없고 하루 24시간을 아무 할 일 없이 보내는 무기력한 일상들이 바보처럼 느껴졌다. 취미하나 만들지 못한 자신을 무척 후회한다고 했다.

A씨는 준비된 국민연금과 건강만큼은 자신 있었기에 퇴직하고 마음만 먹으면 당장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일, 취미, 관계, 어느 하나 아무것도 다시 시작할 수 없다는 절망감에 빠지게 된 것이다.

발달 심리학자 대니엘 레빈슨(Daniel Levinson)은 인생주기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자연 순환주기와 비슷하다고 했다. 봄은 유아기, 여름은 청년기, 가을은 중년기, 겨울은 노년기에 해당한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거나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 환절기가 있다.

환절기에 해당하는 생애전환기를 잘 보내야만 그 다음 계절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퇴직이후 60~65세를 잘 지내면 남은 노년을 잘 보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환절기 감기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폐렴으로 진행되거나 천식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0세를 살아간다면 60~65세는 젊은 나이다. 길어진 생애주기로 인한 ‘퇴직’이후의 전환기를 미리 준비해 둬야 한다. A씨가 퇴직 전 준비 못했던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관계’를 만들고 관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람의 내면에는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최상위 욕구(매슬로우 욕구단계이론)가 있고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관계관리가 중요하다. 소중한 친구에게 안부를 전하고 동아리나 학습공동체 활동과 자녀나 배우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관계로 맺어진 사람네트워크, 사회복지네트워크, 의료네트워크 등이 노후 삶의 질을 만들어 주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내가 원할 때 할 수 있는 ‘취미’를 반드시 가져야 한다. 생애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 중에 혼자 하는 취미가 즐거움을 준다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취미활동은 정신적으로 돌봄 공동체 역할을 한다. 마땅한 취미가 없다면 거주지 인근 종합사회복지관이나 노인종합복지관의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와 경험하기를 추천한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하다 보면 유독 즐거움이 느껴지는 것이 취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경험속에서 취미를 발견하기도 한다. 또한 흥미가 떨어질 때는 다른 활동으로 바꾸면 될 일이다.

재미와 즐거움과 흥미 있는 취미활동은 저절로 사회활동으로 확장되어 전문가가 되기도 한다. 취미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경험을 통해 얻은 유익한 것을 공유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활동은 이 시대 어른의 중요한 역할이자 존엄한 행위다.

‘붓다의 치명적 농담’ 저자 한형조 교수가 말했다. “나이듦은 오래 살았다는 것이고 사랑과 기쁨과 슬픔의 파란만장한 난관을 모두 이기고 살아왔다는 것이다. 늙음은 사랑과 정을 나누며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있었다는 것이다. 시간은 삶의 기회이며 진정한 축복이다. 시간은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많이 행복할 수 있는 것이고 많이 즐겁게 살 수가 있고 많이 살았다는 것이다. 시간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무슨 일을 선택하여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은 진정한 축복이다.”

나이가 좀 들어야 인생의 맛을 안다고 한다. 젊었을 때는 미숙했지만 나이 들면 경험이 많아져서 원숙한 맛이 있다. 술도 익어야 맛이 나고 된장도 숙성해야 맛이 나고 밥도 뜸이 들어야 맛이 있듯이 인생도 늙어야 제멋이 난다.

영화배우이자 감독 존 웨인도 말했다. “내일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자정이 되면 내일은 매우 깨끗한 상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매우 완벽한 모습으로 우리 곁으로 와 우리 손으로 들어온다. 내일은 우리가 어제에서 뭔가 배웠기를 희망한다.”

60~65세라는 나이는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재탄생의 시기다. 새롭게 시작되는 관계와 즐거운 취미활동이 나만의 시간과 만나게 되어 오늘 하루가 된다. 그 하루가 어제 죽어간 사람들에겐 그토록 누리고 싶었던 하루였음을 기억하자.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 있는 삶을 위해 생애전환기를 미리 준비하고 힘차게 전진하길 희망한다.

[장경순 한국생애설계사(CLP), 칼럼니스트, 현>BNK경남은행 WM고객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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