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제약·바이오도 1등이네…3분기 실적 살펴보니

박준형 기자(pioneer@mk.co.kr) 2024. 11. 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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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제약·바이오 실적 분석
삼바 분기 매출 첫 1조원 넘어
신약개발 중심 제약사는 부진
한미약품 中 홍수에 영업익 ↓
유한양행 ‘렉라자’덕 겨우 흑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공장 전경. [사진 제공 =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한창인 가운데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업체들의 중간 점검 결과 삼성 계열사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은 대표 신약의 상업화 기술료(마일스톤)로 인해 적자를 면했고, 종근당과 한미약품 등 전통 제약사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각 사들에 따르면 국내 대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업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3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상승했다. 매출액은 1조 1871억원으로 14.8% 늘었다. 분기 기준 매출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늘며 송도 1~3공장의 풀가동, 4공장의 램프업(가동률 증가)이 지속되고 있고 우호적인 환율 환경도 계속되고 있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최초 연매출 4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조 2909억원이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7월 1조5000억원에 이어 10월 1조7000억원의 역대 최대 금액의 수주를 확보하는 등 내년 4월 가동 예정인 5공장 수주 활동도 순항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개발업체 삼성바이오에피스 또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 오른 679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미국·유럽 허가 승인이 이어지면서 마일스톤 수익(상반기에만 2205억원)이 계속되는 상황이며 후속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8일 실적 발표를 앞둔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업체 셀트리온 역시 전문가들은 개선된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형 업체들이 빠르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CD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치중하고, 오랜 기간이 필요한 신약 개발은 전통 제약·바이오업체들이 매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간 수익성이 양극화 되는 모습은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내 대표 제약사인 유한양행은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5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0.6% 증가했다. 회사는 “렉라자(폐암 치료제)가 미국 FDA 승인 이후 판매를 계시하는 단계에서 받게 된 6000만달러(약 831억원)가 이익 증가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2018년 얀센에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를 총 1조 40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이로 인해 단계적으로 들어오는 기술료를 제외한다면 영업적자를 기록할 뻔 했다는 의미다.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매경DB]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은 마일스톤 효과를 제외하면 기존 사업부문 실적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판단된다”며 “현재 산발적으로 투자된 신약 개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한미약품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4% 하락한 51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베이징 법인 영업이익이 홍수와 같은 자연 재해 등으로 42.3% 하락한 것이 큰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베이징 법인 실적은 회복될 것으로 보여지고 개발중인 비만 치료제의 임상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종근당은 3분기 영업이익(252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52.5%나 하락했다. 연매출 1000억원이 넘던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공동 판매 계약이 종료된 점이 영업이익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캡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고덱스(간질환 치료제), 펙스클루(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를 들여왔지만 이익 기여도가 다소 낮았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대웅제약(411억원)과 녹십자(396억원)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20.3%, 20.8% 증가하며 순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에 대해 “높은 마진의 전문의약품들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 파트너사와의 기술 수출 논의도 내년께 마무리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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