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할말있다... SON '교체 불만' 본 포스테코글루 감독 "60분 채우다가 부상당한 적 있잖아"
[OSEN=노진주 기자] 손흥민(32, 토트넘)이 후반 11분 빠르게 교체된 이유가 있었다. 부상 재발 방지 차원이었다.
토트넘은 3일(한국시간) 오후 11시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아스톤 빌라와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홈 경기를 치러 4-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5승 1무 4패, 승점 16이 된 토트넘은 기존 리그 10위에서 7위로 올라섰다. 아스톤 빌라(5승 3무 2패, 승점 18)는 5위.
허벅지에 불편함이 있었던 손흥민이 선발로 복귀했다. 그는 최근 토트넘 공식전 7경기 중 6경기 결장했다.
토트넘은 손흥민, 브레넌 존슨, 도미닉 솔란케, 데얀 쿨루셉스키, 파페 사르, 로드리고 벤탄쿠르, 페드로 포로, 크리스티안 로메로, 라두 드라구신, 데스티니 우도지, 굴리엘모 비카리오(골키퍼)를 선발로 내보냈다.
벤치엔 히샬리송, 마이키 무어, 제임스 매디슨, 이브 비수마, 휴고 베르그발, 알피 그레이, 벤 데이비스, 프레이저 포스터(골키퍼)가 앉았다.
아스톤 빌라는 왓킨스, 램지, 로저스, 맥긴, 틸레만스, 오나나, 디뉴, 토레스, 콘사, 캐시, 마르티네즈(골키퍼)를 선발로 내보냈다.
공격을 먼저 시도한 쪽은 토트넘이었다. 전반 13분 손흥민은 박스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프리킥 키커로 나섰다. 절묘한 궤적으로 날아가는 킥을 찼다. 그러나 이를 정확히 받아준 동료가 없었다.
토트넘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전반 19분 사르가 강력한 중거리포를 날렸다. 이는 존슨 몸 맞고 한 차례 굴절 돼 골문 근처로 갔지만, 골키퍼가 먼저 걷어냈다.
아스톤 빌라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반 29분 토트넘 왼쪽을 허문 틸레만스가 돌아 들어가는 램지를 보고 전진패스를 찔러줬다. 하지만 램지의 슈팅엔 정확도가 부족했다.
순식간에 분위기를 가져온 아스톤 빌라가 토트넘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전반 30분 왼쪽에서 올라오는 긴 크로스를 보고 오나나가 높게 날아올라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아스톤 빌라가 기어코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31분 코너킥 찬스 속 문전 혼선 상황에서 로저스가 흘러들어오는 공에 발을 갖다대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전은 아스톤 빌라의 한 골 차 리드 속 마무리됐다.
후반 4분 손흥민이 리그 3호 도움을 기록했다. 왼쪽 측면에서 반대편에 있는 존슨을 보고 '택배 크로스'를 보냈다. 존슨은 오른발을 공에 갖다대 동점골을 작렬했다.
토트넘은 내친김에 추가골까지 노렸다. 후반 6분 솔란케가 박스 안 가운데에서 수비 견제 속에서도 기어코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골키퍼의 기가 막힌 선방에 막혔다.
후반 11분 토트넘이 교체를 단행했다. '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이 빠졌다. 히샬리송과 교체 아웃됐다. 예상하지 못한 교체라는 듯 손흥민은 교체로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그라운드에서 인지하고 난 뒤 손으로 ‘저인가요?’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벤탄쿠르도 비수마와 교체돼 경기를 먼저 마쳤다.
토트넘에 악재가 닥쳤다. 후반 16분 수비수 로메로가 갑자기 주저앉았다. 부상으로 먼저 교체 사인을 보냈고, 그 대신 벤 데이비스가 들어갔다.
골이 터졌다. 토트넘이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30분 솔란케가 환상적인 칩슛으로 경기를 뒤집는 골을 뽑아냈다.
후반 33분 손흥민과 교체로 들어온 히샬리송이 도움을 기록했다. 먼저 중원에서 사르가 아스톤 빌라의 패스를 가로챈 후 왼쪽에 있던 히샬리송에게 공을 내줬다. 문전으로 쇄도해 들어가는 솔란케를 본 히샬리송은 낮고 빠른 크로스를 찔러줬다. 솔란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 슈팅으로 쐐기골을 넣었다.
다만 토트넘은 마음 편하게 웃을 수 없었다. 히샬리송이 솔란케에 패스한 뒤 곧바로 왼쪽 허벅지를 부여잡았다. 결국 그는 더는 뛸 수 없단 신호를 보냈고, 제임스 매디슨과 재교체됐다.
아스톤 빌라는 만회골을 터트리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골은 없었다.
오히려 토트넘이 아스톤 빌라의 추격 동력을 완전히 꺼트리는 골을 터트렸다. 후반 추가시간 6분 매디슨이 프리킥 키커로 나서 골키퍼가 막지 못하는 골문 구석으로 공을 보내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는 토트넘의 세 골 차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교체될 때 손흥민의 표정과 행동이 이슈가 되고 있다.
교체된 후 손흥민은 굳은 표정으로 벤치에 앉아 있었고, 현지 카메라도 이런 분위기를 파악한 듯 계속 손흥민을 비췄다.
손흥민 입장에선 오랜만에 치르는 복귀전에서 더 뛰고 싶었을 터다.
영국 BBC는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은 교체된다는 소식을 듣고 약간 놀란 듯 보인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풋볼런던도 “손흥민은 조용한 전반전을 보낸 후, 후반전 시작과 함께 낮게 깔린 멋진 패스를 존슨에게 연결해 득점을 도왔다. 최근에야 훈련에 복귀한 손흥민은 (도움을 기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소 놀랍고 아쉬운 표정으로 교체됐다”라고 말했다.
전 아스날 공격수 앨런 스미스도 “아마도 손흥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겨야 할 경기에서 이런 결정이 나와 조금 놀랍다”라고 말했다.
과거 브라이튼에서 뛰었던 스트라이커 글렌 머레이도 “손흥민은 멋지고 건강해 보였다. 그가 경기장을 떠나는 것을 보고 놀랐다”라고 코멘트했다.
손흥민과 교체된 히샬리송도 도움을 기록하고, 토트넘이 4-1로 대역전승을 거두면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 입증되긴 했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전부터 손흥민의 이른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55분 이상 출전시키는 건 계획에 없었다. 지난번 부상에서 복귀했을 때 60분을 채우다가 다시 부상당했다. 이번에는 손흥민이 무사히 경기를 마쳤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축구통계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56분 소화한 손흥민은 공 39번 터치하면서 1도움, 패스 성공률 88%(22/25회), 기회 창출 2회, 상대편 박스 내 터치 1회, 드리블 성공률 33%(2/6회), 공격 지역 패스 2회, 크로스 성공률 33%(1/3회), 수비적 행동 2회 등을 기록했다.
풋몹은 손흥민에게 팀 내 3번째로 높은 7.8점을 부여했다. ‘멀티골’ 솔란케가 가장 높은 평점 8.9를 받았고, ‘1골’ 존슨이 8.1점을 부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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