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마약 운전' 특별 단속...실효성엔 '물음표' [앵커리포트]
경찰이 지난주 사상 첫 '마약 운전' 특별단속을 시작했습니다.
'마약에 취한 운전자'를 적발하겠다는 건데요.
하지만 실효성엔 물음표가 찍힌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왜 그런 걸까요.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약물 복용 후 운전대를 잡는 건 음주운전에 버금가는 위험천만한 운전 행태죠.
하지만 앞서 보신 대로, 약물을 복용한 운전자들의 사고 소식은 심심찮게 들려오곤 하는데요.
실제로 약물 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 사례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경찰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9년 58건에서 2023년 91건으로, 4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했는데요.
한국이 '마약 청정국'이란 지위를 잃은 사이 마약 범죄가 도로 위까지 침투한 모습입니다.
'마약 운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경찰이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지난 1일부터 자동차 등 개인 이동장치에 대한 마약운전 특별단속을 처음으로 시작한 건데요.
의심이 드는데도 음주가 측정되지 않거나, 클럽 등 유흥가 근처일 때에 한해 마약 투약 가능성을 확인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렇게 마약 운전자를 향해 철퇴를 든 경찰, 하지만 실효성엔 물음표가 찍히는데요.
아직 미비한 관련 법 규정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마약 간이검사에는 운전자 동의가 필요한데, 도로교통법상 강제 측정이 가능한 음주운전과 달리 마약운전은 강제 측정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물론 마약 운전 정황이 확실하면 경찰이 영장을 발부받아 정밀검사를 할 순 있지만, 그 사이 시간을 확보한 운전자가 빠져나가는 구멍이 생길 수 있는 겁니다.
이에 약물검사 거부에 대한 처벌 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는데요.
현행법에 따르면 음주 측정을 거부할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2천 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데, 약물 측정 거부도 이와 마찬가지로 처벌할 수 있게 법을 개정하자는 요구입니다.
관련 법 마련이 지지부진한 사이 도로 위의 흉기가 돼 가고 있는 약물 운전.
단속 의지를 뒷받침할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YTN 김자양 (kimjy02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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