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골인지도 몰랐어요" 수원에 희망 안긴 배서준..."차자마자 하프라인 갈 준비했다"[수원톡톡]
[OSEN=용인, 고성환 기자] 가장 중요한 순간 터졌다. 배서준(21)이 프로 데뷔골을 쏘아올리며 수원 삼성의 승격 희망을 살려냈다.
수원 삼성은 3일 오후 4시 30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38라운드에서 안산 그리너스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짜릿한 두 경기 연속 역전승이다. 수원은 지난 라운드 충남 아산을 상대로 후반 추가시간 7분 터진 김상준의 극장골로 경기를 뒤집었고, 이번 안산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준 뒤 두 골을 넣으며 승자가 됐다.
이날 수원은 후반 11분 김영남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그러나 후반 24분 배서준의 프로 데뷔골과 후반 29분 코너킥 공격에서 나온 조윤성의 헤더 역전골에 힘입어 승점 3점을 챙겼다. 충남 아산전 종료 직전까지만 해도 플레이오프(PO) 진출 무산이 눈앞이었지만, 막판 뒷심으로 위기를 벗어난 수원이다.
이로써 수원은 승점 56(15승 11무 10패)으로 정규 시즌을 마감하며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 희망을 살렸다. 현재 순위는 4위. 아직 한 경기를 남겨둔 5위 전남(승점 54)이나 6위 부산(승점 53)이 미끄러지진다면 수원이 준PO 티켓을 손에 넣게 된다. 만약 두 팀이 나란히 승리한다면 수원은 최종 6위가 되면서 승격이 좌절된다.
수원에 마지막 희망을 안겨준 배서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그는 "솔직히 나도 골을 넣고 나서 데뷔골인지 잘 몰랐다. 득점하고도 비기고 있는 상황이었어서 빨리 한 골을 더 넣어야 하겠단 생각밖에 안 들었다. 그런데 다행히 윤성이 형이 바로 또 골을 넣어줬다. 경기가 어려웠지만, 결과적으로 이겨서 다행"이라며 골 장면을 되돌아봤다.
맞는 순간 골을 직감할 수 있는 강력한 슈팅이었다. 배서준 역시 "무조건 들어가겠다 싶었다. 공을 차자마자 하프라인으로 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라며 "데뷔골을 넣은 것보단 지금 팀 상황에서 승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정말 좋다"라고 밝게 웃었다.
후반 교체 투입돼 차이를 만든 배서준이다. 그는 "이전부터 변성환 감독님께서 내가 후반에 들어가면 상대를 휘젓고 다니면 좋겠다고 하셨다. 공격할 때는 딱히 터치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신다. 내 마음대로 하면 플레이도 더 잘 나오는 것 같아서 그렇게 했다"라고 밝혔다.
어느새 배서준은 왼쪽 수비수가 아닌 오른쪽 포워드로 뛰고 있는 모습이 익숙해졌다. 그는 "나중엔 다시 왼쪽 수비수를 볼 수도 있겠지만, 이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공격적인 부분에서 연구를 하며 상대 오른쪽 윙을 수비할 때도 더 쉬울 것 같다. 멀티 플레이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현재 배서준은 수원 임대생 신분이다. 원 소속팀은 대전. 오늘 승리로 인해 수원 팬들 앞에서 더 뛸 기회가 생길 수 있게 됐다. 배서준은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뛰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이다. 이번이 마지막 경기였으면 정말 아쉬웠을 거다. 다행히 두 경기, 세 경기 더 남아서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경쟁팀 결과엔 신경 쓰지 않고 있다. 경기 전에도 그냥 우리만 이기고 보자고 계속 생각했다. 다른 팀 결과에는 별로 신경 안 쓴다"라며 "PO에 누가 올라와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만 잘 준비한다면 쉽게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1년 뒤 배서준은 어떤 선수가 돼 있을까. 그는 "어디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인상 깊은 선수면 좋겠다. 내년에는 나도 왼쪽 수비수로 성장하고 싶다. 왼쪽 수비를 자주 보고, 왼쪽 수비로 성공하고 싶다"라고 꿈을 밝혔다.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로 자리 잡길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서준은 "현대 축구에서는 풀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빌드업의 시작도 풀백이다. 상대가 압박을 시작하는 위치가 풀백이 공을 잡은 그 위치다. 그래서 풀백이 중요한 위치다. 내년에는 풀백으로 내 자리를 찾았으면 한다. 올해에는 일단 공격을 연구하는 단계"라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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