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중 폼 정말 미쳤죠?" '빨강 점퍼' 박준우 체육교사의 열정과 '원팀 정신'이 빚은 '감동과 3x트로피'

윤진만 2024. 11. 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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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아, 파이팅. 할 수 있어."

박준우 진관중 체육교사는 "승철이는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피드백이 좋은 친구다. 또 간식을 정말 좋아하는데, 오후 경기를 앞두고 점심 식사와 간식을 두둑이 먹어둔 덕에 경기에서도 좋은 폼(경기력)을 보여준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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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진관중 체육교사(왼쪽)와 서명주 진관중 특수교사가 2일 서울대체육관에서 열린 2024년 서울림운동회에서 시상 푯말을 들고 서울림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진만 기자
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체육관에서 제3회 서울림운동회(주최 스포츠조선, 서울시장애인체육회, 주관 스포츠조선, 위피크)가 열렸다. 대회에 참가한 진관중학교 학생들이 소개를 받고 있다. 서울림운동회는 '서울'과 '어울림', '서로'와 '어울림'을 합친 조어로, 장애·비장애 학생들이 신체활동을 통해 숲처럼 어우러지면서,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행복한 서울 청소년 체육'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3회째를 맞는 올해 대회에는 서울 시내 24개 중고교 장애-비장애 학생(250여명) 및 교사, 관계자 등 650여 명이 참가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11.2/

"승철아, 파이팅. 할 수 있어."

진관중 학생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서울대체육관에 울려퍼졌다. 진관중 1학년 (양)승철이는 빅발리볼 경기에서 길게 심호흡하고는 친구에게 공을 건네받아 네트 위로 멋진 서브를 날렸다. "나이스, 좋았어!" 승철이의 서브로 시작된 경기에서 득점을 따낸 진관중은 극적으로 승리했다. 친구의 도움을 받으며 한 발 뒤에 물러서있던 승철이가 '승리의 서브'를 쏘아올린 잊지 못할 경험을 쌓았다. 박준우 진관중 체육교사는 "승철이는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피드백이 좋은 친구다. 또 간식을 정말 좋아하는데, 오후 경기를 앞두고 점심 식사와 간식을 두둑이 먹어둔 덕에 경기에서도 좋은 폼(경기력)을 보여준 것 같다"며 웃었다. 승철이가 친구들과 기뻐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관계자들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진관중은 2일 2024년 서울림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대체육관에 입장할 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진관중 폼 미쳤다!'라고 적힌 응원 문구를 들고 입장했다. '폼(Form·컨디션) 미쳤다'는 요새 유행하는 표현으로, '기량이 매우 뛰어나다'는 뜻으로 쓰인다.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진관중을 이끄는 건 '젊은피' 박준우 교사. 이날 눈에 띄는 붉은색 점퍼를 입고 나타난 박 교사는 대회 내내 식지 않은 열정으로 참가 학생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박 교사는 "진관중이 북한산 아래 은평뉴타운 구석에 위치했다. 꼭꼭 숨겨져 있는 우리 학교의 에너지가 오늘 이곳에서 다 발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진관중은 4월말 서울림운동회 통합스포츠 클럽 인원을 모집했고, 5월말부터 본격적으로 대회 준비에 돌입했다. 첫 출전이었기에, 시행착오도 많았을 터. 박 교사는 "저희가 늘 참가하길 원했던 행사였다. 학생들이 방과 후에 남아서 스포츠클럽 활동을 하는 것이 힘들었을 텐데, 책임감을 가지고 꾸준히 참여해줬다. 학생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며 "마음 착한 친구들이 승철이가 잘 녹아들 있도록 옆에서 물심양면 도와줬다"며 고마워했다. 또 "수업이 끝날 때마다 학생들과 하이파이브를 한다. 그때 학생들이 '선생님 고맙습니다'라고 말해줄 때 크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노력은 진관중을 배신하지 않았다. 진관중은 스테킹 컵으로 서울림이라는 글자를 멋지게 만들어 서울림 SNS 공모전 포즈 어워즈 부문에서 당당히 대상을 수상했다. '삐끼삐끼 댄스'와 '티라미수 케익'을 영상으로 제작해 릴스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빅발리볼에선 중등부 3위에 올랐다. 박 교사는 세 번 연속 진관중이 호명될 때마다 두 팔을 펼친 채 하늘높이 점프하며 기쁨을 표했다. 박 교사는 "SNS 어워즈는 모두 서명주 선생님의 아이디어였다. 나는 그 옆에서 '좋다'고 호응하는 정도였다"며 바로 옆에 있는 서 교사를 추켜세웠다.

3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만족스러운 데뷔 무대를 치른 박 교사는 "장애-비장애 학생 할 것 없이 이런 운동회를 통해 뿌듯함, 책임감이 생길뿐 아니라 누군가가 나를 응원해주고 지원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런 대회는 앞으로 꾸준히 열려야 한다. 진관중도 내년에 꼭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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