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가서도 하고 싶어요" 어느덧 '세 살' 서울림운동회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할 수 있으면 고등학교에 가서도 하고 싶다."
(하)준희(수서중)는 2022년 처음으로 서울림운동회와 인연을 맺었다. 처음엔 낯설었다. 하지만 친구들과 한 번, 두 번 호흡을 맞추며 어색함의 장벽을 낮췄다. 준희는 어느덧 중학교 3학년이 됐다. 그는 2일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4년 서울림운동회에도 출격했다. 3년 연속 서울림운동회에 '개근'했다.
준희는 "서로 잘 알기 때문에 연습할 때 설명이 따로 필요없다. 올해는 1, 2학년 후배들도 들어왔다.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하니 더 재미있다. 새로 들어온 1학년이 제일 잘하는 것 같다(웃음). 처음 왔을 때는 긴장을 했는데, 계속 하다보니 긴장감이 줄었다. 다 친하니까 웃으면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 '크면 중학생 시절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서울대 체육관에서 경기한 것, 우리 팀이 계속 좋은 성적을 냈던 것, 무엇보다 친구들과 함께 만든 추억이 있기 때문에 나는 계속 생각이 날 것 같다. 내년이면 고등학교에 가는데, 할 수 있으면 고등학교에 가서도 서울림운동회에 나오고 싶다"며 웃었다.
(김)수정이(서울사대부고)도 3년 연속 서울림운동회에 출전했다. 다만, 준희와는 약간 다르다. 수정이는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에서도 서울림운동회에 출전한 것이다. 그래서 3년 '개근'이 됐다. 수정이는 "서울림운동회에 세 번째 출전한다. 중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왔다. 고등학교 진학 후에도 나왔다. 계속 출전할 수 있어서 좋다. 재미있다"고 했다.
서울림운동회는 '세 살'이 되는 동안 성장을 거듭했다. 이번이 첫 출전이란 박현전 신서고 교사는 "서울림운동회에 대해 알고는 있었다. 우리도 참여하고 싶었는데, 여건이 되지 않았다. 올해는 참가를 위해 방과후 수업으로 농구와 빅발리볼을 먼저 훈련했다. 참가하니 정말 좋다. 지적 장애를 가진 학생들은 에너지 분출을 원했다. 통합 교육이다보니 또래도움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내년에 하게 되면 조금 더 잘 준비를 해야겠다"며 웃었다.
신원중에 다니는 (권)민서와 (윤)예원이도 중학교 3학년이 된 올해 처음으로 서울림운동회에 나섰다. 예원이는 "동생이 '아름드리실(도움반)'을 다니고 있다. 동생은 도움을 받는 친구다. 선생님이 먼저 물어봐 주셨다. 친구들과 추억 쌓을 겸 신청하게 됐다. 꼭 이기고 싶어하는 편이라 걱정을 했다. 내가 화내거나 할까봐. 그런데 다들 착하고 잘해서 재미있게 했다"며 웃었다. 민서는 "서울림운동회를 준비하면서 나 스스로도 많이 변한 것을 느꼈다. 고등학교 때도 하고 싶다. 아는 동생들에게 서울림운동회를 더 알릴 것"이라고 했다.
서울림운동회에 개근한 학교든, 처음 출전한 학교든 '만족도'는 최상이다. 할 수만 있다면 '내년'에 또 출전하고 싶다는 의견이다. 현장에서 아이들의 웃음을 함께 응원한 김찬기 수서중 교장은 "우리 학교는 3년 연속 출전했다. 3년 전 1학년 학생들이 한 팀을 이뤘던 것이 계속 이어졌다. 반은 달라졌지만, 1학년 때의 그 기억을 갖고 3년 동안 함께했다. 앞으로는 지금의 학생들처럼 어느 반에서 또 동력이 생길 수도 있고, 완전히 개방해서 뜻이 있고 이해를 같이 하는 학생들로 출전을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다 같이 움직이며 생활하고, 하나의 목표를 갖고 열심히 훈련했다는 것이다. 그게 생활 속에 동기가 됐으면 한다. 이 대회를 정점으로 이해가 더 깊어지는 것 같다. 학교 입장에선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임희진 봉화중 특수교사도 "처음으로 서울림운동회에 왔다. 어떤지 잘 몰라서 대회 전날 오후 10시까지 준비를 했다. 조금 피곤하지 않을까 싶었다. 학생 전원이 오전 7시40분에 모였다. 학생들에게 '정말 기대되고 설레는 대회구나' 싶었다. 피로가 모두 사라지는 것 같았다. 기념품 키트부터 모든 게 다 만족스러웠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또 한 번 받을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열심히 준비해서 꼭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서울대=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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