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갈망한다”더니…파운드리 힘 빼는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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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을 둘러싼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파운드리와 협업할 것으로 기대됐던 삼성의 다른 사업부가 저마다 '각자도생'을 선언하고 나선 데다가, 회사 차원에서 파운드리 투자 축소마저 공식화한 탓이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각광받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만들기 위해서는 메모리-파운드리 업체 간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인데,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는 파운드리를 '외주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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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차원 투자 축소마저 공식화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을 둘러싼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파운드리와 협업할 것으로 기대됐던 삼성의 다른 사업부가 저마다 ‘각자도생’을 선언하고 나선 데다가, 회사 차원에서 파운드리 투자 축소마저 공식화한 탓이다. 파운드리 분사설에 선을 그으며 “성장을 갈망하고 있다”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지난달 발언과는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양상이다.
3일 증권사 자료를 종합하면, 이달 들어 증권사 10곳이 파운드리사업부가 포함된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내년 영업손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 1일 8580억원 적자에서 1조9490억원 적자로 전망치를 고친 엔에이치(NH)투자증권이 대표적이다. 내년 흑자 전환을 기대했던 증권사들도 눈높이를 대폭 낮췄다. 대신증권은 490억원 흑자에서 1조290억원 적자로, 유안타증권은 9390억원 흑자에서 1조580억원 적자로 전망치를 바꿨다.
이는 삼성전자가 이번 실적 설명회에서 ‘각자도생’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사 내부의 다른 사업부가 주된 고객인 파운드리로서는 실적을 개선하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진 것이다. 자사 파운드리 대신 대만 티에스엠시(TSMC)와 협업할 가능성을 내비친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가 대표적이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각광받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만들기 위해서는 메모리-파운드리 업체 간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인데,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는 파운드리를 ‘외주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김재준 메모리 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당사는 복수 고객사와 맞춤형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관련된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은 고객 요구를 우선으로 내부·외부에 관계없이 유연하게 대응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와 스마트폰 사업 간 협업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파운드리의 핵심 제품 중 하나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인데, 모바일 사업부는 내년 초 출시할 ‘갤럭시S25’에 엑시노스를 배제하고 다른 회사 제품을 쓸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실적 설명회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엑시노스를 설계하는 시스템엘에스아이(LSI) 사업부는 “내년 고객사 플래그십 모델에는 지속적으로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반론에 가까운 답변을 내놨다. 모바일 사업부는 답하지 않았다.
결국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성장 전략을 둘러싼 의문도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7일(현지시각) 윤석열 대통령 순방에 동행한 이재용 삼성은 필리핀 현지 기자의 질문에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을 갈망하고 있으며 분사할 생각은 없다”고 답한 바 있는데, 변화된 흐름이 계속해서 포착되고 있는 탓이다. 회사는 파운드리에 투입하는 돈도 당분간 줄인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올해 파운드리의 경우) 시황 및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투자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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