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비용 수백만원… 외면받는 인천 ‘공공예식장’
공간 낡고 불편, 비용 절감 등 이점 없어
이용자 ‘시들’… “활성화 방안 고민”

인천시와 기초자치단체가 예비부부들에게 예식장을 무료로 제공하는 공공예식장 사업이 시설이 낡거나 부대 비용이 만만치 않아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인천시와 부평구에 따르면 시는 중구 월미공원 양진당을, 구는 대회의실을 결혼식장으로 사용하도록 무료로 대여 중이다. 비싼 결혼식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공공 예식장’ 공간이 너무 낡아 예비 부부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예식장 대여비만 무료일 뿐, 예식장을 꾸미는 비용을 비롯해 스드메(스튜디오촬영·메이크업·드레스) 준비에 수백여만원이 넘게 들어 큰 이점이 없다. 부평구청 대회의실은 2015~2018년 동안 1년에 각 1쌍이, 2019년에 2쌍, 2020~2023년 0쌍, 올해 1쌍의 예비 부부들이 이용했다. 월미공원 양진당 역시 2019·2020·2022년은 1건도 없었고 2021년 1건, 지난해 3건, 올해 5건이다.
결혼을 계획 중인 부평 주민 이정원씨(28)는 “구청 대회의실은 너무 낡았고 조명도 마음에 들지 않아 선택지에서 제외했다”며 “예식장을 꾸미는 비용만 수백만원이 들기도 해 말만 무료인 상황”이라며 “차라리 조금 더 돈을 들여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순간을 예쁜 곳에서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용자가 별로 없자 인천시와 구 등은 공공예식장 관련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2020년부터 예비부부의 예식장 꾸밈과 스드메 비용 100만원을 지원하던 ‘인천형 작은 결혼식’ 사업을 2022년을 끝으로 중단했다. 앞서 연수구와 남동구 역시 공공시설을 결혼식 목적으로 빌려주는 사업을 폐지했다.

반면 서울시는 ‘북서울꿈의숲’ 등 공공시설 26곳을 예식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대부분 무료로 빌려준다. 더욱이 최대 100만원의 비품비를 주고, 예식장 꾸밈 비용을 줄이기 위한 표준가격안도 제시한다. 또 서울여성플라자를 아예 결혼식장처럼 리모델링해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 공공예식장에서 결혼한 신혼부부는 올해 결혼 예정 포함 105쌍이고, 내년엔 130쌍이 예약을 마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순히 예식장을 무료로 빌려주는 사업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시민들이 빌리기 어려운 예쁜 공간을 예식장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활성화 방안”이라고 했다. 이어 “인천 지자체도 결혼식 비용 지원뿐만 아니라 인천만의 아름다운 장소를 결혼식으로 꾸밀 수 있도록 도우면 공공예식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공공예식장 확대 계획은 아직 없지만, 예비부부들의 결혼 부담을 줄여주는 사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며 “활성화 방안을 고민해 보겠다”고 해명했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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