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보뮨, 에이프릴바이오 아토피藥 앞세워 1400억 규모 투자유치
에이프릴바이오 기술력을 해외 자본시장에서 인정했다는 의미…내년 상반기 아토피 2상 임상 탄력 기대
에이프릴바이오의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한 미국 에보뮨이 14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해당 파이프라인 개발 계획을 내세워 자금 조달에 성공한 만큼, 임상 진척에 따른 에이프릴바이오 기술료(마일스톤) 수령과 기술 신뢰도 제고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에보뮨은 최근 시리즈C 투자 유치를 통해 1억1500만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해당 자금은 에보뮨이 권리를 보유한 만성 두드러기 신약과 아토피 피부염 신약 임상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 신약은 에보뮨이 지난 6월 국내 에이프릴바이오로부터 기술도입한 물질이다. 당시 에이프릴바이오는 자가염증질환 치료제 후보 'APB-R3'를 4억7500만달러(약 6550억원) 규모에 기술수출 한 바 있다. 회사 설립 이후 두번째, 상장 이후 첫 글로벌 기술수출이다. 에이프릴바이오는 200억원 규모의 계약금 수령을 통해 올 2분기 상장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에보뮨의 이번 자금 유치는 APB-R3 임상 기대감을 키우는 동력이 될 전망이다. 에보뮨은 2020년 설립된 바이오벤처로 안정적 자금 확보가 추진 중인 프로젝트의 향방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에보뮨은 내년 상반기 APB-R3 아토피 임상 2상을 계획 중이다.
또 자금 조달 목적 전면에 APB-R3 임상 계획을 내세워 기존 투자자는 물론, RA캐피탈매니지먼트와 같은 굵직한 신규 투자자의 합류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한층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자체 신약 개발 플랫폼 'SAFA'의 기술이전을 추진 중인 에이프릴바이오에 에보뮨의 자금 조달이 단순 APB-R3 임상 탄력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에보뮨의 이번 자금 조달로 APB-R3 임상의 중요성을 확인한 것은 물론, 개발 탄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GSK와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도 APB-R3와 같은 인터루킨-18(IL-18) 저해제를 활용한 아토피 치료제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상장사인 에보뮨이 기업공개(IPO)보다 매각에 무게 중심을 둔 만큼, 보유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척은 잠재적 인수자인 글로벌 대형 제약사 눈길을 끌 수 있다. 에이프릴바이오 기술수출 파트너가 소형 바이오벤처에서 글로벌 제약사로 변경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APB-R3는 약효단백질의 혈청 내 반감기를 증대시키는 회사 고유 지속형 원천 기술 SAFA 플랫폼에 IL-18BP가 융합된 단백질이다. 체내 염증 증가를 촉진하는 인터루킨-18을 중화하는 방식으로 치료 효과를 노리는 신약 후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같은 기전으로 허가받은 치료제는 없다. 관련 시장 규모는 2032년 50조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에이프릴바이오는 SAFA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 후보 적응증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 7월 APB-R3의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및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PSC) 등을 포함한 간질환 용도에 대한 국제특허(PCT)를 미국에 출원하며 약 33조원 규모 글로벌 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앞서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에이프릴바이오는 SAFA 플랫폼 활용 파이프라인 2개를 기술수출한 이력이 있고 유한양행이 2대주주로 있는 대내외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회사지만 그동안 파트너사가 글로벌 빅파마가 아니라는 이유로 시장에서 상대적 소외를 받아왔다"며 "두 기술수출 파이프라인 모두 파트너 변경 가능성이 있는데다, 내년 임상 2상 단계 파이프라인이 2~3개에 이르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상대적 소외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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