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과 함께 흐름 타기 시작했는데 교체…보호 차원이었지만 강한 불만 표출한 손흥민

[골닷컴] 강동훈 기자 = 토트넘 ‘캡틴’ 손흥민이 부상에서 돌아와 선발 출전해 56분을 소화하는 동안 도움을 기록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밝게 웃지 못했다. 도움을 추가하면서 한창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던 찰나 교체됐기 때문이다. 부상 복귀전인 터라 보호 차원에서 교체된 상황이었지만, 손흥민은 벤치에 앉자마자 강하게 분노를 표출했다.

손흥민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다. 지난달 22일 허벅지 부상으로 전열에서 다시 이탈했다가 이날 돌아온 그는 주장 완장을 차고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우려했던 것보다 손흥민은 몸놀림이 가벼웠다. 전반전 동안 위협적인 기회를 창출하진 못했지만, 날카로운 전진 패스와 현란한 발재간을 보여주며 건재함을 알렸다. 결국 예리한 모습을 보여주던 손흥민은 토트넘이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4분 왼쪽 측면에서 스텝 오버(헛다리 짚기 기술) 드리블로 돌파를 시도한 후 정교한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이 크로스를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브레넌 존슨이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손흥민은 그러나 도움을 올린 지 불과 7분 만에 교체로 물러났다. 보호 차원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교체되는 과정에서 불만을 드러냈다. 본인이 교체 대상이라 것을 확인하자 다소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의문을 표하더니 벤치로 향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애써 손흥민을 달래려는 모습이었지만, 손흥민의 표정은 어두웠다.

이후 중계 카메라가 잡아준 손흥민은 좀처럼 분을 참지 못했다. 벤치에 앉자마자 그는 혼잣말로 강하게 분노를 표출했다. 왜 교체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모습이었다. 또 상당히 허탈한 모습도 보였다. 특히 손흥민은 경기를 보지 않고 두 눈을 감았고, 이후로도 계속 아쉬움 속 표정이 밝지 못했다.

56분을 소화하는 동안 도움을 올리고, 또 드리블 돌파와 기회 창출, 피파울 각 2회씩 기록한 손흥민은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 기준 평점 7.8점을 받았다. 이는 이날 선발 출전한 선수 가운데 멀티골을 터뜨린 도미닉 솔란케와 손흥민의 도움을 받아 동점골을 넣은 존슨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전반전을 다소 조용하게 마친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함께 존슨이 동점골을 터뜨릴 수 있는 멋진 낮은 크로스로 도움을 기록하며 불을 지폈다”며 “(부상에서 돌아와) 막 훈련에 복귀한 손흥민은 교체되는 과정에서 놀라움과 실망감을 금치 못하고 곧바로 그라운드를 떠났다”며 평점 7점을 매겼다.

한편 토트넘은 전반 32분 모건 로저스에게 선제 실점을 내줬지만, 후반 4분 존슨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분위기를 타더니 후반 30분과 34분 솔란케가 멀티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추가시간 6분엔 제임스 매디슨이 쐐기를 박았다. 승점 3을 추가한 토트넘은 승점 16(5승1무4패)가 되면서 7위로 올라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아스널(승점 18)과 격차는 승점 2로 좁혔다.

사진 =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