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아껴 여기에 투자하라” …반도체서 승기 잡은 회장님의 다음 사업 행보는

정승환 전문기자(fanny@mk.co.kr) 2024. 11. 4.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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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CEO세미나 발표
조속한 ‘운영개선’ 완성 주문
올해 리밸런싱에 차입금 8조↓
제조·마케팅·기술역량 등
본원 사업경쟁력 강화키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4 SK그룹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4 CEO세미나’에서 “차세대 챗GPT 등장에 따른 인공지능(AI) 시장 대확장이 2027년을 전후해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SK가 성장 기회를 잡으려면 현재 진행 중인 ‘운영개선(Operation Improvement)’을 서둘러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올해 리밸런싱(구조조정)에 따른 운영 개선효과로 순차입금을 8조원 줄였다.

SK그룹은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24 CEO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엔 최 회장과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계열사 CEO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과 CEO들은 AI를 활용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기로 했다.

최 회장은 “SK가 보유한 기술력과 그룹 계열사 간 또는 외부 파트너와 협력을 통해 가장 싸고 우수한 AI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그룹 AI 사업을 글로벌 스케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핵심 과제로는 △반도체 설계, 패키징 등 AI칩 경쟁력 강화 △ 고객 기반 AI 수요 창출 △전력 수요 급증에 대비한 에너지솔루션 사업 가속화를 제시했다.

최 회장은 4일 SK AI서밋에서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AI 생태계’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17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 참석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세미나에서 “올해 실적 개선은 단순히 반도체 시장 회복에 편승한 결과가 아니었다”면서 “낸드플래시 생산기지인 청주 M15을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라인으로 구축하는 과감한 의사결정,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 원팀 정신 기반 아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조직문화가 반전의 기회를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조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냈으나, 올해 3분기에만 7조원의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총 10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약 80%(82조원)는 HBM 등 AI 분야에 쓰일 예정이다.

최 회장과 CEO들은 세미나에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운영개선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최 회장은 “운영개선은 단순히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이라며 “재무제표에 나오지 않는,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되지 않지만 경영의 핵심 요소인 기업가 정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운영 개선 고도화를 위해서는 AI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젊은 구성원들이 AI를 접목한 운영 개선 방안을 제안하고, 그 성과에 걸맞은 보상을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운영개선 달성도 정량화와 측정의 필요성도 주문했다.

CEO들은 잉여현금흐름(FCF) 극대화 등 ‘운영개선 1.0’ 활동으로 재무적 성과가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SK에 따르면 그룹 순차입금은 작년 말 84조2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85조5000억원) 소폭 늘어났다가 2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3분기 말 순차입금은 76조2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말 기준 219개였던 계열사는 연말까지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최창원 의장은 “선제적인 리밸런싱과 운영개선 노력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며 “지금의 힘든 시간을 잘 견디면 미래에 더 큰 도전과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CEO들은 향후 제조·마케팅 등 ‘운영역량’을 제고하는 ‘운영개선 2.0’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후에는 시장과 고객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기술 역량 중심의 ‘운영개선 3.0’으로 진화시켜야 한다는 방향성에도 인식을 같이 했다.

SK 경영진들은 그룹 차원 수출역량 결집과 사업 간 시너지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중소 협력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데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SK그룹은 지난해 수출 9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CEO들은 또한 다양한 사업 밸류체인 간 협력을 통한 혁신적 제품 개발과 솔루션패키지를 활용한 수출 경쟁력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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