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SK에코플랜트, 런던 실버타운 터널 시원하게 뚫었다
런던(영국)=김창성 기자 2024. 11. 4. 06:16
[창간 기획-K건설 유라시아를 가다]③'공사비 15억달러' 서유럽 PPP 사업 이정표
[편집자주] K건설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기업들을 지원 사격하는 데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외교에 이어 원전 재개의 기회가 열린 유럽까지, 최고 선진도시들에 한국 건설기업이 잇따라 깃발을 세웠다.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쌓아올린 신뢰와 기술력, 그리고 한국인 특유의 근성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K건설 현장을 직접 찾아 미래 성장의 기회를 조명했다.
SK에코플랜트가 영국의 수도 런던을 관통하는 템스강 하부의 터널을 뚫었다. 총 사업비 15억달러(약 2조원)가 투입된 '실버타운 터널 프로젝트'다. 토목공학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영국에서 SK에코플랜트는 기술력을 검증하며 글로벌 건설시장을 놀라게 했다. 지난 10월 방문한 실버타운 터널 프로젝트 현장은 거친 암반을 뚫은 흔적을 감추고 내년 3월 사업 운전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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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타운 터널 프로젝트는 런던 템스강 북쪽의 실버타운과 남쪽 그리니치 지역을 연결하는 지하차도 조성사업이다. 두 개 지역을 터널로 연결해 이동의 불편과 교통체증을 해결하는 것이 프로젝트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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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과감한 발걸음… 높은 벽을 허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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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교통공사(TfL)가 PPP(Public Private Partnership·정부 민간 협력) 사업으로 발주한 실버타운 터널 프로젝트에 SK에코플랜트는 글로벌 건설업체들과 투자 컨소시엄 '리버링스'(RiverLinx)를 구성해서 참여했다.
리버링스는 ▲호주 맥쿼리 ▲스페인 신트라 ▲영국 애버딘 ▲네덜란드 밤 ▲한국 SK에코플랜트로 구성됐다. 한국 지분은 10%다. 착공 이후 맥쿼리는 애버딘에 지분을 매각해 현재는 SK에코플랜트를 포함해 4개사가 남았다.
SK에코플랜트는 ▲스페인 페로비알 아그로망 ▲영국 밤 누탈과 시공 컨소시엄도 구성해 EPC(설계·조달·시공)를 맡았다. SK에코플랜트의 시공 지분은 20%다.
SK에코플랜트의 투자·시공은 국내 건설업체 최초로 서유럽시장 PPP 사업에 참여했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
실버타운 터널 프로젝트를 지휘하는 현장소장 박명은 SK에코플랜트 PM(프로젝트 매니저)은 "유럽에서 PPP 사업을 세계 최초로 발전시킨 영국의 심장부에 글로벌 기업들과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인의 기술력을 앞세워 앞으로 존재감을 더욱 키워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실버타운 현장은 터널 길이만 왕복 2.2㎞에 달한다. 진입로를 포함하면 총 3㎞에 육박한다. 템스강 아래 직경 12.4m의 편도 2차선 도로 터널 2개소를 뚫어 공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기까지 5년 이상이 걸렸다. 상업운전 목표 시점인 내년 3월까지는 5개월가량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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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안을 둘러보기 위해 그리니치 부근 터널 입구에 다다르자 박 PM은 지난 공사 과정을 회상했다. 그는 "실버타운에서 출발한 TBM(회전식 터널 굴착기)이 그리니치에 도착해 회전 구간을 거치고 다시 실버타운으로 뚫고 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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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톤 TBM 앞세워 전진, 또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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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실버타운 터널 프로젝트에 투입된 TBM은 지름 약 11.9m, 길이 약 90m, 무게 1800t(톤) 규모"라며 "역대 영국에서 사용된 TBM 중에서도 직경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템스강 하부 굴착에 들어간 TBM은 하루 평균 약 18m를 전진했다. 그리니치에 도착한 TBM은 방향 전환 구간에서 180도 회전한 뒤 다시 반대쪽의 실버타운까지 1.1㎞를 전진했다. 터널 내부로 들어서니 템스강 바닥의 습한 기운이 몰려와 온몸이 후끈댔다. 금세 땀 범벅이 되자 현장 근무자들의 노고가 실감됐다.
터널 내부의 곳곳을 설명하던 박 PM은 TBM 작업 도중 국회의원단이 방문한 일화도 소개했다. 당시에 한 국회의원은 "영국에도 우수한 건설업체들이 많을 텐데 한국의 기업이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박 PM은 "실적에도 유통기한이 있다"고 답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튀르키예·싱가포르·카타르 등에서 대구경 TBM 터널과 지하 공간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경험으로 실버타운 터널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었다.
박 PM은 터널 외벽을 가리키며 "실버타운 터널 프로젝트 현장이 템스강에서 가장 굴곡이 심한 유(U)자 형태여서 유속이 매우 빠르다"며 "콘크리트 외벽 두께만 50㎝인데 이는 최근에 선보인 굵직한 터널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한 경험"이라고 부연했다.
강 바닥을 뚫는 터널 시공은 단순히 외벽만 두껍게 짓는다고 해서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 템스강의 빠른 유속 외에 지하수 유입도 시공 과정에 고려해야할 안전 요소인데 해결이 쉽지 않았다.
박 PM은 공사 진행에 적지않은 난항이 예상됐지만 엔지니어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템스강을 관통하다 보니 터널에 물이 새지 않도록 원천 봉쇄하는 것이 관건이었다"며 "지하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파이프에 냉매를 넣고 지하수를 얼리는 '횡갱 굴착 동결 공법'을 이용해 영국 건설시장의 호평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TBM이 굴착을 위해 땅속으로 들어갈 때 필요한 아치형 구조물도 영국에서 최초로 만들어 사업 기간을 3개월가량 단축했다"며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영국 내 권위 있는 토목 터널협회로부터 상을 수상했다"고 소개했다.
진입로를 포함해 왕복 3㎞에 육박하는 터널 현장은 완공이 임박한 만큼 말끔한 마감이 돋보였다. TBM이 거친 암반을 뚫고 하루 18m씩 전진했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건설 강국 영국을 놀라게 한 시공 기술이었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런던(영국)=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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