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배기까지 뿔뿔이 암매장 당한 일가족…일본 사이비의 잔혹한 교리[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1989년 11월4일. 일본 사이비교인 옴진리교에 의해 인권 변호사 일가족이 살해당했다. 변호사 부부는 물론, 한 살배기 아기까지 모두 죽임을 당했고 경찰에 들키지 않으려 세 가족을 뿔뿔이 다른 지역에 암매장한 것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옴진리교는 요가 수행자 아사하라 쇼코(본명 마츠모토 치즈오)가 1984년 세운 교단이다. 오컬트와 음모론에 열광하던 사회 분위기를 타고 일본 청소년들 사이에 인지도를 얻으며 급격히 세를 확장했다.
이들의 교리에는 "결과를 위해서라면 모든 수단을 사용해도 좋다" "상대의 업(카르마)을 판별한 후 살인해도 좋다" "다른 사람의 재물이 악업에 사용된다면 선업을 위해 물건을 훔쳐도 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한 이들은 낮은 수준의 이들을 죽여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가 대표적이다.
1989년 당시 일본 방송국 TBS는 10월27일에 방영할 예정으로 특집 방송을 계획했다. 이에 전날 옴진리교를 열심히 공격하는 사카모토를 인터뷰했다. 같은 날 낮에는 후지산의 옴진리교 도장을 방문해 교주 아사하라 쇼코의 초능력 시연을 취재했다. 그러나 교주 인터뷰는 거부당했다.
이에 TBS는 그를 회유하기 위해 사카모토의 인터뷰와 교주의 초능력 시연이 함께 나간다는 사실을 유출하며, 방영 전 옴진리교 측에 이를 먼저 보여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옴진리교 간부 3명이 TBS를 찾아가 사카모토의 인터뷰를 먼저 확인했다. 이들 중 한명은 사카모토의 인적 사항을 메모해갔다.
그러나 사카모토의 인터뷰는 전파를 타지 못했다. 이후 교단 측이 TBS에 항의해 특집 방송 자체가 결방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적정보만 빠져나간 사카모토는 일가족과 함께 처참하게 살해당했다.
TBS는 해당 사건을 계기로 살인에 일조했다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갖게 됐다. 당시에는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며 수사에 협력하지 않다가, 다른 매체의 폭로로 사실이 밝혀지자 직원만 자르는 등 치졸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문제가 커지고 나서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이소자키 히로조 사장 등 임원진이 사퇴했다. 그러나 이미 방송국의 위신은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사카모토 츠츠미 변호사와 그의 가족은 옴진리교 교주 아사하라의 지시에 따라 살해됐다. 옴진리교 간부 6명이 사카모토의 집에 침입해 그와 그의 아내를 구타한 뒤 염화칼륨을 주사해 살해했다. 한 살배기 아들도 같은 방식으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옴진리교 간부들은 살인 사실을 경찰에 들키지 않기 위해 일가족의 시신을 각각 외딴 시골 지역에 분산해 암매장하는 등 용의주도한 모습을 보였다.
대중들은 사건 수사를 요청하며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반공주의가 강했던 당시 일본 경찰은 사카모토가 좌파 자유주의적 성향, 일본 공산당이었다는 이유를 대며 부실 수사했다. 어린 아기까지 살해당했지만 수사를 조기 종결했다.
일본 경찰은 결국 6년 후, 옴진리교가 도쿄 지하철 테러 사건을 벌이고 나서야 사카모토 살인사건을 재수사했다. 테러 사건의 주범으로 체포한 간부가 사카모토 살인을 자백한 탓이다.
경찰은 뒤늦게 사카모토 일가족의 시신을 발견했고 재판을 거쳐 나카가와 토모마사, 하야카와 키요히데, 오카자키 카즈아키 등 실행범들과 사건을 지시한 장본인인 아사하라 쇼쿄 등 6명이 전원 사형 선고받았다.
살인에 가담했던 교단 2인자이자 과학자 무라이 히데오는 1995년 재일 한국인 폭력 단원에게 살해당해 처벌받지 못했다. 주동자 나카가와는 사카모토 외에도 무려 25명을 죽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모두 사카모토가 살해된 지 29년 만인 2018년 7월 처형됐다.
마아라 기자 aradazz@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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