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 부진→무릎 수술' 시련의 유강남 다시 일어난다... 홀쭉해진 몸에서 '부활 의지' 증명
유강남은 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솔직히 마음 고생이 많았다. 야구도 마음처럼 안됐고, 조금 하려는 상황에서 수술까지 하면서 여러 감정이 오갔다"고 말했다.
올 시즌 유강남은 풀타임 주전이 된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2023시즌을 앞두고 4년 80억 원 FA 계약을 통해 이적한 그는 지난해 부상에도 불구하고 0.261의 타율과 10홈런을 터트리면서 주전 포수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올해는 4월 중순까지 0.122의 타율로 극심한 슬럼프 속에 시즌을 출발했고, 4월 중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후 1군에 돌아온 유강남은 5월 들어 타율 0.257, 4홈런으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6월 들어 다시 결장하는 날이 많아졌고, 6월 16일 잠실 LG전을 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왼쪽 오금 통증 등을 호소했고 지난달 1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부상자 명단(IL)에 등록돼 회복을 노렸지만 복귀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끝내 지난 7월 중순 왼쪽 무릎 내측 반월판연골 수술을 받았다. 7개월의 재활 기간이 예고되면서 시즌아웃이 확정됐다. 최종 성적은 타율 0.191, 5홈런 20타점 11득점, OPS 0.599다.
또한 "막연하게 '빨리 야구하고 싶다'는 생각이나, 몸을 잘 만들어서 내년에 어떻게 할까 하는 여러 생각을 했다"고 말한 유강남은 "어찌 됐던 이미 벌어진 일이니 후회해봤자 나만 속상하고 힘들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수술 전을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많았다. 만병의 근원이 스트레스라고 하는데, 그게 올해 겹친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결국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한 채찍질을 한 것이 오히려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유강남은 "내 자신에게 너무 '잘해야 한다, 빨리 성적이 올라가야 하는데' 하는 생각만 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고생했다'는 말을 스스로에게 절대 안 했다"고 밝혔다. 이어 "FA로 왔기 때문에 뭔가 보여줘야된다는 생각도 강했는데, 야구가 마음처럼 되는게 아니잖나"며 "오히려 내려놓았으면 됐는데 더 잘하려다 보니 오히려 실수나 스트레스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여기에 시즌 초반 본인과 팀 성적이 함께 추락한 것이 결정타였다. 유강남은 "내가 안 되는 상황에서 팀까지 같이 성적이 안 나오다 보니 거기에서 압박감이 있었다"며 "어찌 됐든 FA 선수인데 보여줘야 하는 게 필요한 데 안 나왔다"고 밝혔다.
유강남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롯데의 안방은 정보근(25)이나 손성빈(22) 등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이 고군분투했다. 후배들을 본 유강남은 "조금 힘들어하는 게 보였고, 여러모로 포수 파트가 쉽지 않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며 "그래도 그 안에서 공부되는 게 참 많았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뷔 후 이런 큰 부상이 처음인 유강남은 "어릴 때는 막연히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르겠다' 말했는데, 30대 중반에 접어들고 이렇게 처음 시즌 중에 수술을 하다 보니 그 부분을 좀 더 신경써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아프면 진짜 서럽다. 하고 싶어도 못하는 감정이 크다"고도 했다.
물론 쪼그려 앉는 일이 잦은 포수에게 무릎 부상은 치명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유강남은 "생각보다 큰 수술이 아니다"며 "치명적일 수도 있지만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도 무릎 각도도 잘 나오고 상태가 좋다. 몸무게도 확 줄여야 된다 생각해서 감량도 했고, 더 감량해서 끝까지 유지할 것이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유강남은 이전과 비교해 홀쭉해진 모습이었는데, 부활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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