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훈 귀화에 쏟아진 악플 “어느 나라 사람인가?” 트라우마 고백 (강연자들)[어제TV]

장예솔 2024. 11. 4.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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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선수 겸 방송인 추성훈이 악플 트라우마를 고백했다.

추성훈은 "한국 사람들이 제 경기를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하더라. 근데 제가 훨씬 더 많이 감동했다"며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말은 '추성훈'이다. 일본으로 귀화했기 때문에 한국 이름이 없어졌는데 한국에 오면 '아키야마(일본 이름)'라고 부르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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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캡처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캡처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캡처

[뉴스엔 장예솔 기자]

격투기 선수 겸 방송인 추성훈이 악플 트라우마를 고백했다.

11월 3일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에서는 추성훈이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라는 주제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추성훈은 유도선수 출신 아버지 영향으로 3살 때부터 유도를 배웠다고 밝혔다. 학비가 비싼 대학에 진학하기에는 어려웠던 가정형편. 결국 추성훈은 학비 지원을 얻기 위해 오사카 지역 유도대회에서 우승하며 유도 명문학교에 스카우트까지 받았다고.

추성훈은 월 3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일본 실업팀을 포기하고 한국행을 선택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으로 출전한 국제대회 등판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추성훈은 당시를 회상하며 "이걸 얼마나 갖고 싶었는지 진짜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싶다는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유도협회 텃세와 석연치 않은 판정 피해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것. 당시 자료화면을 보던 추성훈은 여전히 가슴 속 응어리가 남은 듯 깊은 한숨을 쉬며 "결국 일본 귀화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추성훈은 "저는 재일교포 4세다. 일본에 '추' 씨 가문이 100여 년 터를 잡고 있는데 유도 때문에 성을 바꾸는 것이 괜찮을지 고민했다. 또 아버지 꿈이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따는 거였는데 결국 귀화를 결정했다. 부모님이 많이 응원해 주셨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귀화 1년 만에 일장기를 달고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추성훈. 결승 상대는 대한민국의 안동진이었다. 판정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추성훈은 "한국인들에게 '저 사람 진짜 잘하는데 아깝네'라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금메달을 따니까 가운데 일장기가 올라가고 옆에 태극기가 있더라. 너무 기뻤지만 국기가 같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이상했다"고 털어놨다.

어린 시절 재일교포 4세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했던 추성훈은 일본 귀화 후 한일 양국에서 환영받지 못한 존재가 됐다. 추성훈은 "금메달 따고 다음 날 신문 1면에는 '조국을 메쳤다'는 기사가 담겼다. 마음이 많이 아팠다. 저런 생각을 1%도 안 가지고 있었는데 한국에서 악플을 너무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에서도 악플이 많았다. 여기서 제가 느낀 게 하나 있다. 나는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야? 한국에서는 일본 사람, 일본에서는 한국 사람이라고 한다. 어느 나라에서도 나의 정체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며 고통스러웠던 당시를 떠올렸다.

유도 은퇴 후 추성훈은 이종격투기에 도전했다. 유도복 양쪽에 한국과 일본 국기를 새긴 채 링에서 활약했던 추성훈은 "부산아시안게임 끝난 후 처음으로 한국에서 치른 경기였다. 한국 경기가 결정됐을 때 처음에는 사실 하기 싫었다. 악플 트라우마 때문에 마음이 너무 약했던 시기"라고 털어놨다.

걱정과 달리 추성훈은 한국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았다. 추성훈은 "한국 사람들이 제 경기를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하더라. 근데 제가 훨씬 더 많이 감동했다"며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말은 '추성훈'이다. 일본으로 귀화했기 때문에 한국 이름이 없어졌는데 한국에 오면 '아키야마(일본 이름)'라고 부르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또 "'추성훈은 한국 사람'이라고 하는 말이 지금까지의 아픔을 모두 잊게 해준다. 저는 물론 일본 사람이지만 제 몸속에 흐르는 피와 마음은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여 뭉클함을 안겼다.

뉴스엔 장예솔 imye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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