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부른 컨설팅업계 변화[김현정의 IT세상]

최은영 2024. 11. 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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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한국IBM 컨설팅 대표

[김현정 한국IBM 컨설팅 대표]요즘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찾다 보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현금 없이 교통카드로만 이용해야 하는 버스도 생겨나고 있고 상점에서도 현금을 받지 않는다는 안내문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카드나 간편결제 같은 디지털 결제 수단의 사용이 빈번해지고 이용자 대부분이 온라인 및 모바일뱅킹으로 은행 업무를 보기 시작하며 일상생활에서 현금이 사라지는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은행 창구 직원의 필요성을 줄였지만 정보통신기술(IT), 소프트웨어 개발,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은행원들이 고객의 재테크와 같은 고부가가치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제 은행권에서 새로운 키워드로 ‘서비스형 뱅킹’(BaaS)이 대두할 정도다.

전통적인 전문 서비스 산업인 컨설팅 업계에서도 최근 비슷한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수십 년 만에 컨설팅 비즈니스 모델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그동안 컨설팅이 인재와 그들이 보유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했다면 이제는 인재와 AI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 컨설턴트는 AI 기술을 컨설팅 작업에 활용해 고객에게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 AI로 인해 창출된 시간으로 기존보다 더욱 다양하고 많은 가치를 줄 수 있게 됐다.

일례로 IBM 컨설팅의 경우 AI 비서 및 에이전트 플랫폼인 ‘IBM 컨설팅 어드밴티지’를 사용해 사안이 급박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사례도 있다. 해당 팀은 고객 사례, 소스 코드, 시험 스크립트 등을 생성하는데 IBM 컨설팅 어드밴티지를 활용했으며 그 결과 납기 일정을 95% 단축했다. 또 프로세스의 각 단계를 자동화함으로써 버그를 97% 줄인 것으로 추정했다. 컨설턴트와 AI의 결합으로 엄청난 효율성을 거둔 것이다.

변화의 원동력은 컨설팅 기업들의 선제적 노력도 있지만 컨설팅 서비스를 구매하는 주요 고객의 요구다. 최근 IBM은 전 세계 6개국에 걸쳐 컨설팅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활용하는 대기업의 임원급 인사 4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그 결과 75%의 응답자는 AI가 컨설팅 이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86%는 AI와 기술을 통합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답했다. 더 나아가 약 66%의 응답자는 서비스에 AI를 통합하지 않는 컨설팅 조직과는 협력을 중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IBM 컨설팅이 제공하는 IT 컨설팅 분야에서 유독 이러한 요구가 강하겠지만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어떤 분야에서의 컨설팅이든 AI가 중요한 혁신 요소로 자리 잡았음이 분명해 보인다.

발 빠른 기업의 경우 이미 인사, 재무, 고객서비스 등의 부서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AI는 중요한 혁신 요소로 비즈니스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은 이제 내부가 아닌 외부 파트너에도 AI 활용을 요구한다. AI를 활용해 전례 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AI만으로는 조직을 발전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진정한 비즈니스 가치를 제공하려면 생성형 AI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전문 지식, 기술, 역량과 결합해야 하는데 이는 사람이 보유한 요소다.

현재 평균 컨설팅 지출은 기업 전체 매출의 2.8% 수준이지만 2026년에는 4%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에 적용할 경우 연간 5000억 달러(약 691조)가 넘는 규모다. AI로 무장한 컨설팅으로 변화할 업계가 기대될 따름이다.

최은영 (eun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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