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 “후손은 팔려오지 않도록 하겠다” 박정희 ‘눈물의 연설’ 獨 장소에 기념 현판
“광원 여러분, 간호원 여러분. 난 지금 몹시 부끄럽고 가슴이 아픕니다. (중략) 비록 우리 생전에는 이룩하지 못하더라도 후손을 위해 남들과 같은 번영의 터전만이라도 닦아 놓읍시다. (중략) 우리 후손만큼은 결코 이렇게 타국에 팔려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60년 전인 1964년 12월 독일(당시 서독) 뒤스부르크 함보른 탄광의 한 강당.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 탄광에서 일하는 파독(派獨) 광부와 간호사를 격려하며 이 같은 연설을 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독일 정부가 제공한 루프트한자 비행기를 타고 28시간 만에 독일에 도착했다.
그 자리에 모인 광부와 간호사 300여 명은 물론 박 전 대통령 옆에 있던 육영수 여사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당시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불과 103달러였다.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 영부인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은 독일 신문에도 실렸다.

박 전 대통령은 루트비히 에르하르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임금을 담보로 1억5900만마르크(약 4000만달러) 차관을 빌렸다. 그 돈으로 지은 게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된 경부고속도로와 포스코다.
경북도는 독일 출장 중인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쇠렌 링크 뒤스부르크 시장을 만나 60년 전 박 전 대통령의 독일 방문을 기념하는 현판을 전달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지사는 링크 시장에게 “박 전 대통령이 연설한 곳 인근에 ‘박정희 정원’을 조성하고 현판을 달아 달라”고 제안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링크 시장이 ‘대한민국 총영사와 협력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이 연설한 타운홀은 사라지고 현재는 체육관이 들어서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당시 독일 언론도 대서특필했던 역사적 사건인데 안내판 하나 없다”고 했다.
이 지사가 링크 시장에게 전달한 현판에는 60년 전 사실을 기록하며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도약한 지금, 그 뜻을 여기에 기리며 전한다’고 썼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판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확보한 차관으로 세운 포스코가 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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