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혁신 또 혁신이 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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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구를 처음 발명한 인물은 토머스 에디슨이 아니다.
에디슨이 1882년 미국 뉴욕 맨해튼 남쪽 펄스트리트를 밝히는 데 사용한 100개의 백열전구는 욕조 속에서 반짝하고 튀어나온 '유레카' 아이디어가 아니라 얼키설키 얽힌 기술혁신 선순환의 산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평가다.
마치 애플 아이팟이 세상에 나온 모든 MP3 플레이어를 능가했듯 에디슨은 밝기, 지속시간 등 모든 면에서 기존 전구를 뛰어넘은 혁신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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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구를 처음 발명한 인물은 토머스 에디슨이 아니다. 진공 상태 유리관에 넣은 탄소 필라멘트에 열을 가해 인공 빛을 만드는 기본 메커니즘은 발명왕 에디슨이 태어나기 10년 전 이미 세상에 나왔다. 에디슨이 1882년 미국 뉴욕 맨해튼 남쪽 펄스트리트를 밝히는 데 사용한 100개의 백열전구는 욕조 속에서 반짝하고 튀어나온 ‘유레카’ 아이디어가 아니라 얼키설키 얽힌 기술혁신 선순환의 산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평가다. 마치 애플 아이팟이 세상에 나온 모든 MP3 플레이어를 능가했듯 에디슨은 밝기, 지속시간 등 모든 면에서 기존 전구를 뛰어넘은 혁신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마법 같은 혁신 파생효과
에디슨이 개발한 전구의 혁신 가치를 폄하하려는 건 아니다. 기술 문명의 진보가 그렇듯 에디슨의 전구 또한 새로운 혁신의 단초가 됐다. 에디슨이 전구 실험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한 열전자(電子) 방출 현상은 동시대 많은 과학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후 그들이 차례차례 다듬어낸 전자 제어 기술은 유리 진공관, 트랜지스터, 반도체 집적회로(IC)로 이어지는 전자산업 대서사의 기초를 닦았다. 정작 에디슨 자신은 큰 의미를 두지 않은 실험실 안 작은 발견이 지금의 디지털·인공지능(AI) 세상을 만든 혁신 스파크가 된 셈이다.
이처럼 기술 혁신의 주요 속성 중 하나가 파생력이다. 혁신의 결합은 또 다른 혁신을 낳는다. 혁신은 산업 생태계 전체의 모방 투자를 유도해 예상하지 못한 완전히 다른 혁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혁신 과정은 네 개의 문이 있는 방에서 각각의 문을 열고 들어가 만나는 새로운 방과 같다. 도미노처럼 이어진 방의 문을 끊임없이 열고 나가다 보면 결국 처음 시작한 방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던 크기의 집을 짓게 된다. 다양한 방을 지나며 쌓은 경험과 자신감은 또 새로운 방을 찾아 나서는 도전 정신의 밑거름이 된다.
K혁신 불씨 다시 살려내야
안타깝게도 K산업 생태계의 혁신 불씨를 만들어낼 스타트업들은 지금 거친 숨을 내쉬며 혹독한 시기를 견뎌내고 있다. 스타트업 시장조사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외부 투자를 받은 적이 있는 스타트업의 폐업 수는 올해 상반기 68개로 2년 전인 2022년 상반기(35개)보다 배로 늘어났다.
데스밸리(초기 자금난)에 맞닥뜨린 창업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고 있는 건 더 큰 문제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업력 3년 미만 초기 기업 투자금은 8023억원으로 2021년 같은 기간(1조8598억원) 대비 57% 줄었다. 안정적인 자금 회수가 예상되는 기업에만 돈이 몰리면서 정작 투자금이 절실한 초기 스타트업이 좌절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 부족에 따른 스타트업의 실패는 잠재적인 혁신 좌초로 이어져 국가 전체에 유무형의 손실을 끼친다. ‘제로 투 원(zero to one)’ 상징인 스타트업의 도전정신이 사그라지면 에디슨의 전구와 같은 혁신 선순환도 기대하기 어렵다. 무한 경쟁의 시대인 지금 후회할 여유는 없다. 혁신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지기 전에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규제 완화 등 민간 모험자본의 순환을 이끌어내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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