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12시간 가까이 검찰 조사…"尹 취임 후 명태균과 통화, 들은 적 없다"
"미래한국연구소와 관계 없다는 것 소명"
"녹취록이 내 최고 변호인… 함정 판 것"
4일 오전 10시 30분 추가 검찰 조사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검찰에 출석해 12시간 가까운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의원은 4일 오전 다시 검찰에 출석해 추가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 김호경)는 이날 오전 10시 20분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전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 6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김 전 의원은 4개월 만에 피의자로 전환됐다. 김 전 의원은 오후 10시 8분쯤 창원지검 청사 밖으로 나왔다.
김 전 의원은 어떤 조사를 받았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전반적으로 미래한국연구소랑 관계가 없다는 것에 대해 얘기했다"며 "내가 강혜경씨(전 회계책임자)한테 변제한 것과 강혜경이 명태균씨 등 4명에게 변제한 것은 다른 관계라는 것에 대해 얘기했다"고 말했다.
'대가성 공천 의혹에 대해 어떻게 해명했느냐'는 질문에는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대부분 대선에 기여했는데 그걸 대가성이 있다고 얘기할 수 있겠나"라며 "대선은 전국적으로, 통합적으로 돕기 때문에 상관관계가 약하다"고 항변했다.
'명씨로부터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통화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들은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전 의원은 "4일 오전 10시 30분에도 검찰에 출석해 추가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며 미리 준비해둔 차량을 타고 귀가했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조사에 들어가기 전에도 취재진 앞에서 약 50분 동안 여러 질문에 직접 답하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적극 반박했다. 2022년 6·1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명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묻자 "명씨가 말씀을 잘하시니 나름대로 저를 도왔다고 해 일부 정도만 알고 있다"면서도 "공천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 여사와 연락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명씨가 김 여사와 통화하며 자신의 공천에 영향을 끼쳤는지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명씨로부터 '김 여사가 자신 얘기를 잘 받아준다'는 정도는 들은 적 있다"면서 "공천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으로 들은 적 없다"고 부인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명씨와 윤석열 대통령 간 통화 녹음에 대해선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혜경(전 회계책임자)씨 녹취록이 제 최고 변호인"이라며 "강씨가 저와의 녹음 내용을 빌미로 돈을 받아내려고 판 함정"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에 당선된 후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인물인 명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9,000여만 원을 전달한 것을 공천 대가라고 의심하고 있다. 다만 김 전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빌린 돈을 갚은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검찰은 김 전 의원 조사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이번 주 명씨도 소환해 조사할 전망이다.
강혜경 "김영선 발언 사실과 달라... 지금이라도 밝혀야"
한편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는 이날 "(검찰에 출석한) 김 전 의원 인터뷰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너무 많다"며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상당수의 진실은 (이미 검찰에 제출한) 김영선씨의 육성 녹음 및 명태균씨의 육성 녹음에 고스란히 녹아있다"며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관련 증거가 무엇인지는 이미 언론이나 검찰 및 다른 증인과 증거들을 통해 밝혀진 사실에 근거해 확인하시면 될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김영선씨가 임기응변식으로 거짓말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고, 지금이라도 국회에 나와 국민들 앞에서 사실대로 얘기해야 된다"고 촉구했다.
앞서 강씨는 명씨가 지난 대선 때 여론조사 등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도왔고, 윤 대통령 측으로부터 여론조사 비용을 받는 대신 김 전 의원을 공천받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창원=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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