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실전용 보기 힘든 비정상적 괴물 ICBM 개발한 진짜 이유는?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화성-19 개량 시 고성능 추진제와 극한소재 , 항법 등에서 러 지원 받으면 큰 기여할 것”
장영근 “발사중량 80t 화성-19형…운용 기동성·생존성 떨어져 실전용이라 보기 어려워”
북한이 지난달 31일 ‘최종 완결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 지칭한 화성-19형을 개발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미사일 최고 전문가인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북한은 왜 백화점식 탄도미사일 개발하나’ 분석 자료에서, 화성-19형의 발사중량이 80t이상으로 추정되며, 세계 최고 첨단기술을 보유한 미국 러시아의 ICBM에 비해 기동성과 생존성이 현저히 떨어져 선제타격 대상이 되기 쉬울 것이라고 부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북한·중국의 미사일·핵 전문가인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달 31일 여태까지 보여준 ICBM 중 가장 긴 연소시간과 높은 비행고도,사거리를 보여 줘 미국 전역에 도달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심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며 "그러나 일각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유사 성능의 미사일 선진국들에 비해 상당히 크고 무겁다. 이동식 발사대( TEL)의 바퀴수가 많으니 괴물이라는 표현을 쓰던데, 이는 ‘이빨은 같은데 몸통이 큰 것’이니 효과적인 공격수단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의 초대형·괴물 ICBM 개발과 관련해 "크기가 큰 것은, 고성능 추진제 개발과 적용에서 뒤쳐졌기 때문"이라는 진단했다. 이어 "고체추진제는 액체에 비해 추력을 늘리는게 쉽지 않다. 액체는 엔진 연소실에 연료를 분사해 연소하므로 분사량의 3승(공간)으로 추력이 증가하지만, 고체는 연료통의 추진제 표면에서 연소하므로 2승(면적)으로 증가할 뿐이다. 단순히 연료통이 커졌다고 추력이 액체와 같이 증가하는게 아니라는 의미"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액체는 연소전의 연료를 순환시켜 연소실을 냉각할수 있지만, 고체는 이런 냉각이 불가능해 노즐목(nozzle throat)에 고성능 C/C(탄소/탄소), C/Si(탄소/실리콘) 복합재료를 써야 한다"며 "이런 극한소재 개발이 지연되면 효과적인 사거리 연장이 어렵다. 단 수를 늘리거나 노즐목 소재가 두꺼워지면, 효율과 정확도, 신뢰성이 떨어진다. 결국 동일 무게에서 추력이 큰 고성능 추진제를 개발해야 하는데, 북한으로선 이것이 극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북한은 고성능 추진제 개발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를 커버하기 위해 ICBM 덩치를 키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화성-19형 ICBM 길이는 최소 28m 이상으로, 3단 고체추진제로켓으로 구성돼 발사중량이 80t 이상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장 센터장은 "세계 최고 첨단기술의 ICBM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도 운용 기동성을 고려해 중량 50t 미만, 길이 20m 미만의 ICBM을 개발해 운용하는 추세인데, 북한은 왜 길이가 거의 30m에 가깝고 사일로 운영도 아닌 운용 기동능력도 부재한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에서 운용되는 거대한 ICBM을 개발하려는 것일까"라며 " 세계에서 어느 국가도 북한처럼 다종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운용하겠다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실질적으로 북한의 거대 화성-19형 ICBM 개발은 실전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앞으로 화성-19형의 개량형을 개발할 경우 특히 고성능 추진제와 극한소재 , 항법 등에서 러시아의 지원이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HTPB(탈수산화부타디엔), NEPE(이론 비추력 269~272), CL-20270 이상) 등으로 이어지는 고성능추진제는, 기본 베이스를 개발했어도 여기에 들어가는 다양한 첨가제(산화제, 증진제, 안정제 등)와 제조공법, 설비 등에 따라 성능이 크게 달라진다"며 "북한이 이러한 화학 제품들과 설비를 모두 생산할 수 없으므로, 추진제 성능의 최적화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므로 이 분야 수준이 높은 러시아가 이를 지원하다면, 화성-19의 크기와 중량을 대폭 감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ICBM 고체 추진제의 경우 이미 HTPB를 넘어, NEPE로 대체했고, 이제 CL-20 등의 고성능 추진제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도 고체 추진제를 NEPE로 개선해 ICBM을 개발했는데, 그 비추력이 252 정도라고 한다. 이는 북한이 넘어야 할 장벽이다.
이 연구위원은 "고성능 추진제의 적용은, 노즐목 등의 핵심 부품에 더 우수한 극한소재를 필요로 한다"며 "극한소재는 개발기간이 상당히 길고 적용 분야가 좁아 염가 대량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이 분야 선진국인 러시아가 지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비행제어와 유도, 항법분야도 중요하다. 사거리가 긴 ICBM에 수준이 낮은 자이로를 쓰면, 최종목표에서의 편차가 상당히 커진다"며 "따라서 고성능 자이로를 러시아의 지원이 가능한 분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항법에서도 미국의 방해가 가능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대신 러시아의 글로나스(GLONASS)를 쓰고, 여기에 필요한 부품과 기술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화성-19형을 ‘최종 완결판’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더 이상 사거리와 탄두 중량을 늘릴 필요가 없게 됐다는 표현으로 생각된다"며 "북한의 ICBM은 미국을 목표로 한 것이니만큼, 미국 동부를 대형탄두 혹은 다탄두(MIRV)로 공격할 ‘완성판 ICBM’을 만들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관련 요소기술 개발과 체계통합에 자신감을 가졌다는 표현이기도 하다"며 "사거리를 연장하려면 강력한 엔진과 고성능 추진제, 단 연결과 분리, 비행중의 단 분리로 짧아지고 무게가 달라지는 탄체의 제어와 안정화, 최신 항법과 목표까지의 유도, 극한소재 개발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그동안의 노력을 통해 이를 기본적으로 완성했다는 것"이라며 "확실히 근래 발사되는 북한 ICBM을 보면, 이런 기본 요소기술 에서의 실패가 크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화성-19형 다탄두 기술 적용에 대해 "탄두가 커지고 형상이 두꺼워지고 뭉툭해졌으니, 핵 선진국들의 일반적 추세와 같이, 다탄두를 염두에 두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러나 북한의 수준이 아직 그 정도에 이르지는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번에 다탄두를 실험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미사일 개발에서 다탄두는 추력과 사거리, 정확도 등에 국한되고, 진정한 기술 진보는 핵탄두 자체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탄두용 핵탄두는 가늘고 긴 소형화 기술의 첨단이고, 그 설계와 소재, 생산기술 등에서 일반 핵탄두와는 차원을 달리한다"며 "아직 북한이 이런 정도의 탄두를 공개하거나 실험한 사례도 없다"고 북한의 다탄두 기술 개발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이 연구위원은 화성-19형 실전배치에도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종완결판 이라 하지만, 이의 양산과 실전배치 여부는 좀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북한이 개량형 개발에 의지를 갖고 방법을 찾는 한편, 러시아가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면, 이번에 발사한 것 보다 더 개선된 신형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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