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 부는 트럼프 ‘밈 주식’ 열풍
중 ‘동음이의어’에 강한 반응
테마주 분류돼 투자자 몰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국 증시에서 트럼프(사진) 테마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 이름이 미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것 외에는 관계없는 ‘밈 주식’에 일부 투자자들이 돈을 쏟아붓고 있다.
항공 교통 관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소규모 회사인 와이즈소프트 주가는 지난달 두 배가량 급등했다. 지난달 28일과 29일 모두 선전 증시 상한선인 하루 10%까지 급등했다. 이 회사의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이 2704만위안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회사 이름 때문이다.
와이즈소프트의 중국어 이름은 촨다즈셩인데 일각에서는 이 이름에서 ‘트럼프가 지혜롭게 승리한다’는 뜻의 문장인 ‘촨푸즈셩’을 떠올린다. 쓰촨성에 본사를 둔 와이즈소프트는 매출액의 90%가 중국에서 발생해 미국 무역정책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평가되지만 오직 발음 때문에 트럼프 테마주로 분류됐다.
음향기기 부품 전문기업 고어텍 주식도 지난 7월 이후 급등했다. 고어텍의 중국어 이름 ‘거얼’이 ‘귀를 자르다’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유세 중 피격을 당해 귀를 다친 뒤 이 회사 역시 밈 주식의 대열에 합류했다.
밈 주식 열풍은 중국 증시의 미성숙을 반영한다는 해석도 있다. 중국 증시의 역사는 짧고 투자 문화는 개인 투자자들이 이끌고 있다.
상하이와 선전의 증권거래소는 각각 1990, 1991년 설립됐다. 현재 중국의 개인 투자자는 2억명에 달한다. 사회 안전망은 약하고 공적연금 제도도 갓 출발했기 때문에 중국 당국도 개인 투자를 장려해 왔다. 지난달 초 국경절 연휴 전후 주식 신규 계좌 개설자의 70%는 19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이다. 이 가운데 25%는 2000년대 이후 출생자들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밈 주식이 급등하는 일은 흔했다. 용의 해인 올해는 이름에 용이 들어간 회사 주식이 급등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2021년 비디오게임 회사 게임스톱 주식이 미 증시에서 1600% 상승했던 일을 예로 들며 ‘밈 주식’의 인기는 세계적 현상이며 다만 중국 투자자들은 ‘동음이의어’에 반응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짚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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