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정세 악화 원인은 미국·추종 국가들의 도발”
파병 대가 등 후속 조치 점검
김정은 ‘방러’ 논의 가능성도
북한과 러시아 외교 수장이 만나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양측은 정세 악화의 원인을 미국 등에 돌리고, 북·러 조약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논의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노동신문 등은 3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지난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전략대화를 연 뒤 발표한 공보문을 보도했다. 양측은 “현 국제정세에 대한 쌍방의 평가가 일치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정세 악화의 주요 원인은 미국과 추종 국가들의 도발 행위에 있다”고 했다. 최 외무상은 지난달 30일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또 “쌍방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의 조항들을 정확히 이행하려는 굳은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조약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지난 6월 맺은 것으로, 이 조약 제4조에 의거해 북한군 제11군단이 러시아에 파병됐다.
러시아 측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국가지도부가 취하고 있는 조치들에 대한 전적인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지지에는 파병뿐 아니라 지난달 31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9형’ 발사에 대한 지지도 포함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전략대화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과 관련해 양국의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풀이된다. 북한이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받을 군사·경제·에너지 등 지원조치에 대한 세부점검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러 조약을 맺은 지 4개월 만에 각 조항들을 논의한 것은 다방면의 협력을 가속화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내년 방러를 논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연구실장은 “내년 2월23일 러시아 ‘조국수호자의날’을 계기로 김 위원장의 방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 초청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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