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지지율’ 돌파구 급한데···이달 하순 입장 밝힌다는 용산
윤 대통령 해명·사과 필요성 커져
대통령실, 국민과의 대화 등 예고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이 ‘마의 구간’인 10%대로 진입했다. 오는 10일 임기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을 피할 수 없는 지지율 구간을 맞은 것이다. 윤 대통령이 준비 중인 대국민 입장 표명이 지지율 하락의 마지막 탈출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달 중 국민과 직접 만나는 자리에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건희 여사 논란, 명태균씨와 통화한 내용 등 각종 의혹과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여러 의혹에 대해 국민들께 소상하게 직접 설명하겠다는 취지”라며 “국민과의 대화일 수도 있고, 기자회견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기는 이달 하순쯤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기자회견 당시 3개월에 한 번씩 기자회견 혹은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참모들에게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초에는 정기적 소통 성격으로 국민과의 대화를 준비했다. 하지만 야권에서 ‘공천개입 스모킹건’이라고 평가하는 윤 대통령과 명씨 간 통화 음성 공개,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집권 반환점에 10%대 지지율 진입 등 악재가 겹치면서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에 더욱 관심이 쏠리게 됐다.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이제 선택 사항이 아니다. 국정 지지율이 10%대에 들어가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돌파구를 찾아야 할 입장이 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19%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과 명씨의 ‘공천개입’ 통화 녹음 공개 파장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한국갤럽도 “(명씨와 통화한 음성 공개) 반향은 차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화일보가 지난 1일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17%를 기록했다.
지지율 10%대는 임기 후반에나 나타나는 레임덕 구간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당에서도 대통령을 비판하는 말이 쏟아지기 시작하고, 공무원들은 복지부동하고, 국민들은 대통령의 말이나 정부 정책을 안 믿게 되는 구간”이라며 “문서가 새어 나오고, 검찰도 말을 안 듣기 시작하면 국정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윤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김 여사 문제를 포함해 국민들에게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서는 사과를 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중진 의원은 “후속타가 나올 가능성이 있어서 선뜻 (윤 대통령의 사과를) 결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 역시 자존심을 버리고 나설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지지율 반전을 시도하기 위해선 기본부터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도 여당에서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제일 손쉬운 게 당이랑 손을 잡는 것이고, 제일 어려운 게 국민한테 인정받는 것”이라며 “제일 쉬운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을 윤 대통령이 나서서 봉합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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