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국통일硏→대적硏’ 대남기구 이름 바꿔

박국희 기자 2024. 11. 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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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략미사일기지를 시찰하고 발사 관련 시설 요소별 기능과 능력, 전략 미사일 전투직일 근무(당직 근무) 상태 등 나라의 안전과 직결된 전략적 억제력의 가동 준비 태세를 점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0월 2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대적(對敵)연구원’이라는 새로운 대남 기구 명의로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기존 대남 기구인 ‘조국통일연구원’에서 ‘통일’이라는 표현을 빼려고 이름을 바꾼 새 기구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강조한 뒤로 ‘동족’ ‘통일’ ‘화해’ ‘삼천리’ 등 한민족·한반도와 관련된 용어를 삭제하는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남북 관계 단절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3일 대적연구원이 윤 정권의 “범죄적 정체와 비참한 운명을 만천하에 폭로”하는 백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대적연구원은 백서에서 윤 대통령을 가리켜 “조선반도 평화 보장의 마지막 안전장치였던 9·19 군사 분야 합의를, 제 손으로 파기해 버림으로써 정세를 예측 불가능한 국면으로 몰아넣은 자”라며 “더욱 위험천만한 것은 그 호전적 광기가 핵전쟁 발발을 향해 뻗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대적연구원은 “괴뢰 한국 안보 시계의 분침을 전쟁 가까이로 더 바싹 당겨 놓았다”고도 했다.

북한 매체에 대적연구원이라는 대남 기구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대남 공작을 하던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의 조국통일연구원이 남한 정세를 분석해 한국 정부와 대통령을 비난하는 백서를 발표해 왔는데, 북한은 김정은의 ‘두 국가론’ 이후 통일전선부 명칭 역시 ‘통일’을 뺀 당 중앙위 10국으로 변경했다. 북한 내부에서는 10국을 ‘대적지도국’으로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적연구원 역시 통일전선부 산하 조국통일연구원의 역할을 이어받은 새 대남 기구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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