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무료 배달’ 맞나…공정위, 배달앱 위법성 조사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 앞에서 배달 노동자가 음식 배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배달의민족 등 배달 플랫폼이 쓰는 ‘무료 배달’이라는 표현의 진위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플랫폼이 비용을 입점 업체나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면 위법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3일 국회 정무위원장 윤한홍 의원(국민의힘)이 공정위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공정위는 배민이 앱에서 ‘무료 배달’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행위의 위법성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무료 배달’이라고 표현하고서 플랫폼이 비용을 업체가 부담하게 했다면 부당하게 가격을 떠넘긴 행위로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

만약 배달비를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면, 소비자가 가격을 오인하도록 하는 것을 규제하는 표시광고법 위반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배달앱을 대상으로 (다른 플랫폼과 동일하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요구하는) 최혜 대우도 조사하고 있는 만큼 함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현재 배달 주문이 들어와 건당 배달비가 5천원가량 나온다고 하면, 입점 업체가 2900원을 부담하고 나머지를 플랫폼이 나눠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점 업체들이 ‘무료 배달’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사실상 무료 배달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도 윤 위원장은 “배민 측이 계속 ‘무료 배달’이라고 하는데 사실 공짜가 아니다”라며 “판매자가 다 부담을 하고 그만큼 소비자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4일 열리는 ‘배달앱·입점 업체 상생협의체 10차 회의’에서도 ‘무료 배달’ 사안은 계속 논의될 전망이다. 입점 업체들의 ‘무료 배달 폐지’ 요구에 따라 지난 회의에서 협의체 공익위원들은 배민과 쿠팡이츠에 “소비자가 배달비를 부담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중재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쿠팡이츠 쪽은 ‘와우 멤버십 혜택으로 무료 배달을 제공하고 있어 폐지는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