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단장님이 오라고 하셔서” 꽃범호 깜놀…KIA 초보감독에서 KBO 최고감독으로, 김태형·이강철 보인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제 갑자기 단장님이 오라고 하셔서…”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3일 전화통화서 솔직하게 얘기했다. “내가 성적을 내면, 구단에서 날 좋은 감독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연장)계약을 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면 OK하고 또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모든 프로스포츠 감독은 선수와 달리 사실상 구단과 몸값을 협상하지 않는다. 성적에 따라 구단에서 나가라고 하면 나가는 것이고, 재계약을 안겨주면 감사히 받는 운명이다. 이범호 감독도 그랬다. 통합우승을 했다고 해서 구단이 자신에게 KBO 최고대우로 재계약을 해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이번 통합우승으로 구단이 자신을 좋게 봤다면 계약을 다시 안겨줄 것이고, 계약 얘기가 없으면 어차피 기존 계약기간이 내년까지이니 또 열심히 달리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범호 감독은 “어제 갑자기 단장님이 오라고 하셔서, (우승 행사 등등 오프시즌)스케줄을 짜려고 그러시나”라고 했다.
그러나 뜻밖의 연장계약이었다.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5억원 및 연봉 5억원과 옵션 6억원(3년 최대 26억원). 옵션을 완전히 충족하면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 KT 위즈 이강철 감독(3년 24억원)을 넘어 현역 KBO 감독 최고대우를 받게 된다.
정작 이범호 감독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저 “선수들이 우승을 일궈줘서, 구단에서 감독에게 선물을 주신 것 같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이제 내가 앞으로 3년간 우리 선수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좋은 팀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기쁨도 기쁨이지만, 앞으로 3년간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욱 강하다. 이범호 감독은 “어제 단장님에게 언질을 듣고 오늘 발표를 한다고 하시더라. 무거운 책임감이 있다. 이제 팀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가야 할지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우승 감독은 바쁘다. 각종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KIA는 4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훈련을 시작한다. 이범호 감독은 함께 출발하지 못하지만, 조만간 오키나와로 넘어가 마무리훈련을 챙길 예정이다. 그래야 선수들의 시즌 준비 과정도 파악할 수 있고, 내년 구상도 구체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범호 감독은 “바로 (오키나와로)넘어가지 못하고 (각종 우승)행사를 하고 넘어갈 생각이다. 내가 선수들에게 좋은 감독인지는 모르겠지만,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플레이를 할 때 주눅들지 않고 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올 시즌 하다 보니 선수들이 잘 따라왔다. 감독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도와주는 게 할 일이다. (연장계약으로)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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