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끝난 외교전… 이란 위협 커지자 미국 전략폭격기 급파

서필웅 2024. 11. 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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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정세에 결정적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재보복 가능성이 다시 커지며 중동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박에 대응해 핵 원칙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란 내부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는 이스라엘을 이란의 대규모 공습에서 보호하고 필요시 이란의 주요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억제력을 대폭 강화하는 조치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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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앞두고 중동 살얼음판
하메네이 “압도적 대응 받게될 것”
천명 이스라엘 향한 재보복 공격 결단 관측
이란 내부 WMD 금지 원칙도 변경 조짐
미국, 중동 내 긴장감 고조에 군사력 증강
이스라엘도 레바논 등 공습 지속 강경책

국제 정세에 결정적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재보복 가능성이 다시 커지며 중동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이 지역에 군사 전력을 확충해 억지력 강화에 나섰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날 현지 대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든 미국이든 이란과 저항 전선에 대한 공격은 확실히 압도적인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재보복과 관련해 매우 호전적인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지난달 26일 이스라엘의 이란 군사시설 공격 직후에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과장하거나 경시해서는 안 된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미 이란이 미국 대선 이전에 공격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CNN 방송의 보도가 지난달 31일 나온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날 발언으로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결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난민촌 공습… 최소 42명 숨져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주민들이 생존자 등을 찾기 위해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전날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최소 42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누세이라트=신화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공격이 이란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명확히 말하는 대신 이스라엘, 미국과 싸우는 세력이 “이란을 대신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대신 친이란 성향 무장동맹인 ‘저항의 축’이 대신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 WP는 이라크 내 민병대가 이미 이란과 협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박에 대응해 핵 원칙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란 내부에서 나오기도 했다. 미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카말 하라지 이란 최고지도자 고문은 최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선전매체인 알마야딘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핵무기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외부 위협이 발생하면 이란은 핵 독트린을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이를 막고 있는 유일한 것이 지도자의 파트와”라고 덧붙였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2003년 대량살상무기(WMD)를 금지한다는 ‘파트와’(종교지도자의 칙령 또는 이슬람 율법 해석)를 발표한 바 있다.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파트와는 최고지도자가 직접 취소하기 전까지는 국가 정책의 원칙으로 강력하게 작용한다. 하라지 고문의 해당 발언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핵 원칙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긴장 고조에 발맞춰 미국은 전날 중동에 탄도미사일 방어 구축함, 전투기 대대와 공중급유기, B-52 전략폭격기 등의 추가 배치를 지시했다. 중동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이 철수 준비를 함에 따라 나온 후속 조치이지만, 앞서 이스라엘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를 배치한 데 이어 전략폭격기까지 보냄으로써 전투력은 더 강화된다. 이는 이스라엘을 이란의 대규모 공습에서 보호하고 필요시 이란의 주요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억제력을 대폭 강화하는 조치로 관측된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태도 변화에도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겨냥한 레바논 및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을 지속하며 강경책을 이어가고 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레바논 동북부 베카 계곡 일대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최소 52명이 숨지고 72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밝혔다. 이스라엘군 공습에 헤즈볼라도 로켓포 공격으로 대응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레바논에서 로켓포 3발이 발사돼 이스라엘 중부 샤론 지역 티라 마을에서 19명이 다쳤다. 가자지구 중부에서는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진 25명의 시신이 수습됐다고 현지 병원 관계자들이 전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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