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솔 언행’ 의협 회장 탄핵되나?…“여야의정 참여 어려울 듯”

김윤주 기자 2024. 11. 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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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의료계 유일한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내분을 겪고 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이 취임 반년 만에 탄핵 기로에 서는 등 집행부의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의협이 당분간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등 정부와의 대화에서 전면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임 회장 탄핵 여부와 상관없이 의협이 여야의정 협의체 등 의료 공백을 해결하는 한축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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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회장 10일 불신임 투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10월1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암연구소에서 열린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대한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의 입장문 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의료계 유일한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내분을 겪고 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이 취임 반년 만에 탄핵 기로에 서는 등 집행부의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의협이 당분간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등 정부와의 대화에서 전면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일 의협 설명을 들어보면, 의협 대의원회는 오는 10일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고 임 회장 불신임 안건과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안건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조현근 의협 대의원 등 대의원 103명이 총회 소집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조 대의원은 임 회장이 의대 증원과 간호법,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의 정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막말 등으로 의협의 명예를 훼손했으며 전공의들에게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임 회장이 자신을 비방하는 글을 온라인에 올린 지역의사회 임원을 고소한 뒤 취하해주는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회장 불신임은 재적 대의원 3분의 1 이상이 동의하면 발의할 수 있고, 3분의 2 이상 출석과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결정한다.

의협 내부에선 이미 임 회장이 리더십을 잃은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의협 임원은 “(투표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탄핵 분위기로 간 것 같다”며 “의협이 전공의들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고, 의대 증원도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지역의사회장은 “임 회장의 언행이나, 정부와 어떤 협상도 되지 않았던 점 등에 대해 전체적으로 실망감이 매우 큰 분위기”라고 전했다. 임 회장은 지난달 30일 회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언행 등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임기 동안 과오를 만회할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했다. 임 회장은 지난 5월1일 취임했다.

특히 임 회장 탄핵 여부와 상관없이 의협이 여야의정 협의체 등 의료 공백을 해결하는 한축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그가 탄핵되지 않더라도 리더십을 잃을 수밖에 없고, 탄핵되면 비대위 체제로 전환돼 공백이 생긴다.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한의학회 등 일부 단체만 참여하기로 한 상황에서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논의 테이블에 다른 의사단체 참여가 필요한데, 의협은 이를 결정하기조차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여야의정 협의체가 전공의와 의대생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의료계 단체로 구성돼야 한다며 참여를 유보한 상태다. 또 다른 의협 임원은 “교수, 전공의, 의대생을 다 아우를 수 있는 비대위원장이 나와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택우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은 “의협이 협의체 참여 문제에 갈팡질팡하고, 참여하진 않았지만 지지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질타하는 회원들이 많았다”며 “임 회장이 탄핵당하고 다음 회장 선거 전까지 임시방편 성격의 비대위가 들어서든, 임 회장이 탄핵당하지 않든 의협이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현 상태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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