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지지율 하락에 여권 '쇄신론' 분출…당정 화합 주문도
원로들 "윤,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 목소리 경청해달라"
시·도지사협의회 "당정 일체와 단합에 역량 집중하라"
안철수·유승민·조해진 등도 "민심 받아들여 선제적 조치해야"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임기 전환점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지면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자 여권 내 '국정쇄신론'이 분출하고 있다. 여권 내부 위기감이 커지면서 김건희 여사 문제,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통화 녹취록 등 악재에 대해 빠른 시일 내 대책을 마련해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권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굉장히 무겁고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당대표 중심으로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서 반전할 수 있는 방안들을 깊고 폭 넓게 고민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취 이후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국민 우려에 상응하는 대응과 입장을 당은 당대로, 용산 대통령실도 깊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고 최근 당 안팎의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동훈 대표와 추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내 의견을 모으는 과정도 꾸준히 진행하기로 했다.
보수 원로들도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에게 쇄신과 화합을 주문했다.
상임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정 화합이 중요하다. 당정 화합에 모두 신경 써달라. 대통령과 당이 힘을 합쳐서 구국의 노력을 해달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취임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의 목소리를 잘 경청하고 판단해달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또 한동훈 대표를 향해서는 "당내 화합과 대야 투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했다.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패권 싸움으로 비춰지고 있는 분열과 갈등의 모습에서 벗어나 당정 일체와 당의 단합에 역량을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갈등과 당내 불협화음은 당원과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면서 국정 동력을 저하하고 있어 집권 세력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대표는 패권 싸움으로 비춰지고 있는 분열과 갈등의 모습에서 벗어나 당정 일체와 당의 단합에 역량을 집중해 주기를 바라며 협의회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비윤계인 안철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지율 폭락의 대위기를 탈출하고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임기 반환점을 돌기도 전의 (지지율) 10%대 추락은 매우 엄중한 위기"라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심의 심판은 지난 총선에서 쓰나미처럼 분출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정쟁과 이념전쟁보다는 연금개혁, 교육개혁 등 3대개혁과 민생 경제에 올인 했어야 했다"라며 "명품백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사건 등에 대해 진정어린 사과가 선행돼야 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김 여사 문제에 대한 특단의 선제적인 조치를 결단해야 한다"라며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을 우회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대통령에게 직접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이 총체적 위기에 대통령이 국회에 와서 국민 앞에 직접 국정 운영 방향을 밝히고 의회의 협력을 구하는 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이것보다 더 당연하고 중요한 일이 어디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부인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대통령의 책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비난받을 일"이라며 "야당이 고함을 지르고 막말을 퍼붓더라도 대통령은 끝까지 진지하게 시정연설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해진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민심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일 때 정국의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강명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야말로 폭풍 전야다. '나이스하고 쿨하게'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강 의원은 "목소리는 다양할 수 있다. 다만 분열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며 "서로 다른 의견일지라도 하나로 화합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춰 나가야 한다. 우리가 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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