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거래소 영업익 두 배, 코인마켓거래소는 자본잠식…`빈익빈 부익부` 심화

신하연 2024. 11. 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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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가상자산시장의 호황으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영업이익이 반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원화거래소와 코인마켓 거래소 간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원화 거래소가 상반기 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동안 9개 코인마켓 거래소는 오히려 1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원화 거래소와 코인마켓 거래소간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면서 거래를 지원하는 가상자산의 다양성도 위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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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시장의 호황으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영업이익이 반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성장은 여전히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 집중됐다. 나머지 코인마켓(코인과 코인 간 거래만 지원) 거래소들은 오히려 운영을 중단하거나 적자를 지속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3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거래소 14개사의 영업이익은 5900억원으로 작년 하반기 2870억원 대비 106% 증가했다. 매출액은 1조518억원으로 81% 급증했다.

올 초부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거래 규모가 급증,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 1월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되면서 글로벌 기관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된 데다가 오는 5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책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연초 이후 60% 이상 상승했다.

상반기 일평균 거래규모는 지난해 하반기(3조6000억원)보다 67% 늘어난 6조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국내 시장의 가상자산 거래 대금은 1087조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거래 가능 이용자도 645만만명에서 778만명으로 21%나 증가했다.

하지만 원화거래소와 코인마켓 거래소 간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원화 거래소가 상반기 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동안 9개 코인마켓 거래소는 오히려 1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인마켓 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하반기 40억원 수준에서 10억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사업자는 9곳으로, 영업 상황이 악화하며 사실상 모든 코인마켓 사업자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코인마켓거래소의 실제 이용자수는 2만7000명으로 직전 반기 대비 43% 급감했다.

이처럼 원화 거래소와 코인마켓 거래소간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면서 거래를 지원하는 가상자산의 다양성도 위축되고 있다. 실제로 상반기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3조6000억원에서 55조3000억원으로 11조7000억원(27%) 증가한 반면, 거래 지원 가상자산 종목 수는 1333개에서 1207개로 9.5%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단독상장 가상자산 종목 역시 332개에서 14% 줄어든 285개로 집계됐다. 특히 단독 상장된 소규모 코인들이 높은 가격 변동성과 유동성 부족에 직면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대형 거래소의 인기 종목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와 투자자들의 수요는 해외에 비해 결코 작지 않지만, 다양한 가상자산 거래 지원의 측면에서는 (상장) 트렌드가 늦거나 상장종목 수가 부족해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원화 거래소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경우 시장의 다양성과 경쟁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정 거래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투자자 보호 문제와 시장 왜곡 등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인마켓 거래소들이 영업을 중단하더라도 개인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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