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가능성 없다더니…고려아연, 유상증자 신고서 허위기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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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된 배경 중 하나로 유동주식 수 감소에 따른 상장폐지 위험을 거론했으나, 이 같은 해명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달 11일 공시한 자사주 공개매수 정정신고서 내 '증권시장에서 공개매수 대상 주식 등이 공개매수 이후에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항목에 "해당사항 없다"라고 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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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된 배경 중 하나로 유동주식 수 감소에 따른 상장폐지 위험을 거론했으나, 이 같은 해명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상장폐지 가능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상황임에도 자사주 공개매수신고서에는 상장폐지 요건 해당사항이 없다고 밝혀 신고서가 허위 기재됐다는 시장의 의심만 커지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달 11일 공시한 자사주 공개매수 정정신고서 내 ‘증권시장에서 공개매수 대상 주식 등이 공개매수 이후에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항목에 "해당사항 없다"라고 기재했다.
공개매수로 인해 시장에서 거래되는 유동주식 수가 감소하면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상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러한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반면 공개매수 종료 이후인 지난달 30일 공시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서는 회사위험 중 경영권 분쟁 위험 다음으로 상장폐지 위험을 언급하며 "관리종목 또는 상장폐지 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며 입장을 180도 바꿨다.
불과 보름여 사이에 상장폐지에 대한 입장이 달라질 만큼 유동주식 수 감소가 갑작스러운 예상 밖의 상황도 아니었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기간 MBK파트너스와 유동주식 수에 대한 공방을 벌이며 "자사주 공개매수에 실질적으로 응할 수 있는 유통주식 물량은 (발행주식의) 15% 안팎으로 추산된다"고 강조해왔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털의 공개매수 목표 물량이 발행주식의 최대 20%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을 전부 사들일 계획이었던 셈이다.
심지어 공개매수 목표 물량을 발행주식총수의 18%에서 20%로 확대한 지난달 11일 회사 입장문을 통해 "사실상 유통되는 고려아연 주식 물량 전부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확대함으로써 주주를 보호하고 자본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고려아연 이사회와 경영진의 고심이 담긴 결과"라며 유동주식을 전부 매수할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공개매수 결과가 나온 지난달 28일에는 발행주식의 총 11.26%가 청약했다는 사실을 놓고 보도자료를 통해 "(고려아연이) 언론과 시장에 설명해온 유통물량이 합리적이고 정확했다"고 자평하기까지 했다.
즉 자사주 공개매수로 시중 유통되는 고려아연 주식이 ‘씨가 마를’ 정도가 되는 상황임을 충분히 예견하고 있었고 실제 결과로도 자신들의 예상이 정확했다고 언급했으면서도, 정작 공개매수신고서에서는 상장폐지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며칠 뒤에는 상장폐지 위험을 이유로 영풍·MBK파트너스뿐 아니라 국민연금을 비롯한 전체 주주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유상증자를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익명을 요청한 증권가 관계자는 "특별히 상황이 바뀐 게 없는데도 고려아연은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고 있다"며 "이러면 시장에 신뢰할 수 없다는 이미지만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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