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쿠 48층 빌딩 라이트쇼…야경 즐기는 온천도 핫플로
- 日 수도 새 관광 랜드마크 부상
- 영화·애니·게임 관련 콘텐츠 등
- 다양한 색채 영상 볼거리 제공
- 2월부터 6개월간 30만 명 북적
- 루프톱 온천시설 명소로 급부상
한국인에게 일본여행은 ‘가성비 끝판왕’으로 꼽힌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항공편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한동안 지속된 엔저 영향도 받았다. 하지만 근본적 이유는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먹고 놀고 쇼핑하는 등 알차게 즐길거리가 많은 데 있다.
▮도쿄도청사가 거대한 도화지로
일본 도쿄를 찾은 지난 8월 19일 밤 8시께 신주쿠에 위치한 도쿄도청사로 향했다. 도쿄도청사 외관을 수놓는 프로젝션 매핑쇼 ‘도쿄 나이트 앤 라이트(TOKYO Night&Light)’를 보기 위해서였다. 지난 2월 25일부터 도쿄도청사는 밤에 화려한 영상을 담아내는 거대한 도화지로 변모했다. 세금이 투입된 거대한 도청사를 새로운 야간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도쿄도와 도쿄 프로젝션매핑 실행위원회가 머리를 맞댔다. 밤의 도쿄에 다양한 색채를 더해 볼거리를 창출한다는 취지다.
도쿄도청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단게 겐조 씨에 의해 설계돼 1990년 12월 준공된 도쿄 랜드마크 중 하나다. 높이만 243.40m(48층)에 달하는 도쿄도 제1본청사에는 관광객을 위한 45층 전망대도 개방된다. 매핑쇼는 도쿄도 제1본청사를 활용해 해 질 녘인 오후 5, 6시부터 밤 9시가 넘도록 이어진다. 요일에 따라 영상 콘텐츠도 다양하다. 고질라가 도쿄도청사를 습격한 콘셉트부터 영화·애니메이션·게임 협업 콘텐츠, 밤의 도시 도쿄 명소까지 일본을 상징하는 영상이 음악과 함께 등장한다. 투영 면적만 1만3904.956㎡에 달해 ‘최대 건축물에서의 프로젝션 매핑 전시(상설)’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실제로 지난 8월 19일 비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도쿄도청사 광장에는 프로젝션 매핑쇼를 관람하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매핑쇼 시작음이 울리자 이들은 휴대전화를 들고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으며, 중간중간 감탄을 쏟아냈다. 15분간 진행된 매핑쇼가 끝나자 박수로 화답했다. 도쿄도에 따르면 매핑쇼가 시작된 지난 2월 25일 이후 약 6개월간 누적 관람자는 30만 명을 넘어섰다.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쿄도청 관계자는 “높은 예술성과 기술성에 의해 창출되는 프로젝션 매핑이 새로운 야간관광자원으로 주목받는다.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있어 대표 랜드마크인 도쿄도청사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했다”며 “관광업계 사업자가 프로젝션 매핑과 연계한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등 경제면에서 파급효과도 나타났다. 앞으로도 콘텐츠를 확충해 야간관광자원으로서의 매력을 높여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쿄도는 이 외에도 2021년부터 전 세계에서 모인 단편 프로젝션 매핑의 영상 작품이 경쟁하는 국제 대회 ‘도쿄 라이트(TOKYO LIGHTS)’를 실시한다. 메이지 신궁 외원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 대회는 2021년부터 3년간 5회 열려 6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을 모았다. 지난해 행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방문객 90% 이상이 ‘다음에도 개최된다면 가고 싶다’고 답변할 정도로 아트 음악 미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도쿄의 국제적인 축제로 정착했다.
▮야경과 힐링 동시에 즐기는 명소
지난 2월 1일에는 도쿄도 도요스에 온천과 야경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광복합시설 ‘도요스 센캬쿠반라이(千客万來)’가 문을 열었다. 온천시설 ‘도요스 만요클럽’과 에도시대를 재현한 장외시장으로 구성된 이 시설은 1만840.32㎡ 면적의 부지에 전체면적 3만3800㎡ 규모로 들어섰다. 도쿄도는 공공택지인 해당 부지를 50년간 임대해주는 조건으로 ‘집객’ 효과를 주문했다. 도쿄도 23개 자치구 중 상대적으로 외곽에 위치한 강동구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게 한다는 취지다. 센캬쿠반라이(千客万來) 명칭 에도 ‘천 명의 손님이 만 번씩 온다(많은 손님이 계속 찾아온다)’는 뜻을 담았다.
지난 8월 20일 이곳에서 만난 만요클럽 다카하시 마사미 부사장은 “루프톱 족욕 정원에서 바라보는 오다이바 해변과 레인보우브리지, 도심 전망이 하이라이트다. 도요스 만요클럽을 상징하는 이미지”라며 “연간 도요스 만요클럽은 60만 명, 장외시장은 2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잡았는데 비슷한 추이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상 9층에 루프톱까지 갖춘 만요클럽에는 온천과 객실뿐만 아니라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릴렉스룸이 있어 숙박을 원하지 않는 관광객에게도 안성맞춤이다. 개인 좌석과 영상을 볼 수 있는 스크린, 책 등이 구비된 휴게실로 늦은 밤 도쿄에 도착한 관광객이 시간을 때우기 좋아 인기를 끈다.
지상 3층 규모의 장외 에도마에 시장은 에도시대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거리 풍경이 특징으로, 인근 도매시장에서 매입한 신선한 해산물로 요리를 선보이는 가게들로 구성됐다. 집객을 위해 유명한 식당들도 유치해 시장을 채웠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판매하는 음식들은 없어서 못 사 먹을 정도다. 밤까지 먹고 놀거리를 마련해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는 도쿄도와 도요스 센캬쿠반라이의 전략이 통한 셈이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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