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칼럼] 위기의 수산업
최근 수산업 상황이 아주 심각하다. 수산자원의 감소와 기후변화의 영향 등으로 어획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해면어업 어획량은 과거 최고치 대비 거의 절반가량 감소했고, 주요한 대중성 어종인 오징어 참조기 멸치 등의 어획량은 지난 10년간 무려 50∼80% 정도 줄어들었다. 양식업 또한 폐사율 증가와 해양환경 변화 등으로 2020년 이후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고, 특히 올해에는 고수온 등으로 인한 우럭 넙치 굴 멍게 등의 큰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어업의 경영 상황도 크게 어려워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어업 수익성은 지난 5년간 무려 20% 이상 하락했고, 특히 부산을 근거지로 두고 있는 쌍끌이대형저인망, 외끌이대형저인망, 대형트롤어업은 2022년 이후 적자상태에 놓여있다. 이 외에도 동해구 중형트롤이나 근해채낚기 어업의 적자가 크게 심화되는 등 대부분 어업의 수익성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결과, 어업을 포기하려는 어업자들의 어선 감척 신청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어업의 미래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것으로 최근 조사되었다. 양식업 경영 역시 폐사 증가 등에 따른 수익 감소와 인건비 및 전기료 등의 비용 상승으로 어려운 실정이며, 조금만 수익이 감소하거나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적자 상태가 될 한계적 상황에 놓여있다.
이처럼 우리 수산업은 산업적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위기에 처해 있다. 어업과 양식업의 피해를 수산기자재업, 수산물 유통업 및 가공업 등 관련 전후방 산업까지 고려하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근해어업의 기지이자 수산분야 전후방 산업이 가장 큰 부산의 경우 지역경제에 상당한 어려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수산업의 위기는 이미 예상되었던 점에서 큰 아쉬움이 있다. 필자를 포함해 다수의 칼럼과 연구보고서, 그리고 국회 등 각종 토론회 등을 통해 어업의 생산 기반 안정을 위한 수산자원의 회복 및 관리, 그리고 어업과 양식업의 경영 안정을 위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었다. 수산분야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서도 어업과 양식업의 취약성 평가에 따른 적응 방안, 기후변화에 따른 수산자원의 변동 등에 대한 과학적 조사의 확대 등이 지속적으로 제안되었다.
그러나 다양한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산자원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어업과 양식업의 구조조정은 아주 더디게 진행되어 왔다. 예산과 인력 부족 등으로 수산자원의 변동 조사, 양식업의 대체품종 개발, 양식방법의 전환 등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조사와 대응을 위한 R&D 사업 또한 속도가 늦은 실정이다.
우리나라보다 더욱 심각한 기후와 해양환경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미국은 1996년 어업법 개정 이후 수산자원의 회복 및 관리에 대한 30년간의 일관된 정책 추진과 기후변화에 따른 수산자원 변동에 대한 과학적 조사 등을 확대해 지난해 역사상 가장 큰 수산자원의 회복 성과를 거두었다. 이를 통해 어업생산 기반이 안정적으로 확립됨으로써 기후변화 영향을 최소화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수산재해 프로그램을 강화해 자연재해 등에 따른 피해 발생 시 정책지원을 통해 어업경영이 안정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의 수산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과감한 혁신 의지와 산업계의 협력을 통한 실효성 있는 정책의 수립과 일관된 운용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한 어업경영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효과적인 수산자원 회복 및 관리를 통한 생산의 지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R&D 확대를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수산자원 및 해양환경 변동에 대한 과학적 조사, 기후변화 대응 어업 및 양식업의 스마트화 등을 신속하게 도모해야 한다. 수산재해 대응 프로그램 및 지원책도 강화해 수산업 경영의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나 수산업의 산업적 지속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할 수 있도록 비록 늦었지만 보다 실효성 있는 과감하고 철저한 정책적 대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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