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홍수 사망자 210명…시민들, 국왕·총리에 “살인자” 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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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인한 홍수로 210명 이상이 숨진 스페인에서 정부가 1만여명의 군경 인력을 투입해 생존자 구조 및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평시 최대 규모 군 동원으로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막대한 피해에 국민들의 분노는 커지고 있다.
스페인 전역에서 시민 1만5천명이 피해 지역 복구 작업을 돕기 위해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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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인한 홍수로 210명 이상이 숨진 스페인에서 정부가 1만여명의 군경 인력을 투입해 생존자 구조 및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평시 최대 규모 군 동원으로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막대한 피해에 국민들의 분노는 커지고 있다.기후변화에 따른 대규모 재난 상황 발생이 앞으로 더 빈번해질 것이라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일 이번 피해가 집중된 동부 발렌시아주 지역에 5천명의 병력을 파견하고 경찰관 등 5천명을 보낸다고 말했다. 산체스 총리는 이런 규모 병력 파견은 “평시 스페인군 최대 규모 작전”이라고 말했다.
희생자는 2일 밤 기준으로 발렌시아주 211명, 카스티야라만차주 2명, 안달루시아주 1명 등 최소 214명에 이른다. 희생자 규모는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확인된 사망자 규모만 따져도 홍수 관련 피해로는 1967년 포르투갈에서 최소 500명이 숨진 이후 유럽 최악의 피해다.
극적인 생존자 구출 소식도 나온다. 발렌시아주 몽카다 주차장에서 사흘 동안 갇혀 있던 여성을 구조했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박수를 치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스페인 전역에서 시민 1만5천명이 피해 지역 복구 작업을 돕기 위해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스페인 발렌시아주 중심으로 폭우가 내렸다. 발렌시아 인근 치바 지역에선 1년치 강우량이 8시간 만에 쏟아졌다. 거리 곳곳이 진흙에 뒤덮이고 전복된 차들이 장난감처럼 뒤엉켜 쌓였다. 강물이 범람하고 다리가 끊기며 단전·단수 사태도 속출했다.
정부의 뒤늦은 대응이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스페인 기상청이 적색경보를 발동한 뒤 발렌시아 지방정부가 긴급 재난안전문자를 보내기까지 무려 12시간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기상청은 본격적인 폭우가 쏟아진 지난달 29일 아침 7시36분께 최고 수위 위험 수준을 경고하는 적색경보를 내렸지만, 집에 머무를 것을 권고하는 안전문자는 이미 피해가 발생한 저녁 8시12분에나 왔다는 것이다. 이 문자도 “어떠한 종류의 이동도 피하라”는 정도의 간단한 내용만 담겼다.
산체스 총리는 “(정부의) 대응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심각한 문제와 부족함이 있다”며 “여전히 진흙에 파묻힌 마을에서 절망적으로 가족을 찾고 있고,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3일(현지시각)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와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홍수 피해 지역인 파이포르타(Paiporta)에 방문하자 시민들은 “살인자, 개자식들”이란 욕설을 퍼부으며 시위를 벌이고 몇몇 시민은 물건을 던지는 등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런 재난이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베리아반도에서 발생한 찬 공기가 지중해 따뜻한 바다로 내려와 비를 뿌리는 현상은 가을철 스페인을 포함한 지중해 연안에서 익숙한 일이다.
기본적으로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자연재해지만 지구 온난화로 따뜻하게 데워진 지중해가 더 많은 수분을 공급해 호우가 더욱 극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유럽 차원에서 기상 이변에 대한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유럽환경청(EEA)은 올해의 동향·예측 보고서를 내어 “유럽은 전세계 평균보다 두배나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다”며 “기후 위험으로 에너지와 식량 안보, 생태계, 인프라, 수자원, 재정 안정성, 사람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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