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감세로 마른 수건 짜는 지자체, 서민 보호 빈틈없어야[사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가 세수 결손을 이유로 지방교부세와 교육교부금을 2년 연속 삭감하면서 지방자치단체 재정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취약계층 지원사업 예산마저 줄어들고 있어 우려스럽다.
3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지방정부는 재정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민 일상에 영향을 주는 사업들을 축소·중단하고 있다. 강원 홍천군은 내년도 노인 맞춤돌봄 서비스와 노인 일자리 예산을 줄였다. 광주광역시 동구는 주민 숙원사업인 주민건강센터와 마을사랑채, 가족센터, 작은도서관 등을 갖춘 학동 행정복합센터 건립을 예산 부족으로 2026년으로 미뤘다. 상대적으로 재정 여건이 나은 서울과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경기 안양시는 장기 미집행 된 도로 개설과 침수방지를 위한 안전분야 공사비 100억원의 예산편성을 보류했고, 서울 은평구에서는 어린이물놀이터 조성과 노후화된 문화예술회관 건립이 중단됐다.
교부금 축소로 시도교육청도 비상이 걸렸다. 내년 교부금이 올해보다 약 7000억원 줄어든 서울시교육청은 학생 안전과 직결되는 시설비를 전년 대비 46% 삭감했고, 일부 교원 채용 계획도 중단하기로 했다. 정부가 올해 말로 지방에 넘기겠다고 한 고교 무상교육도 차질을 우려하는 교육청이 적지 않다고 한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주요 재원인 올해 지방교부세를 2조2000억원, 교육청 재원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4조3000억원 각각 줄였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이 부분에서 18조6000억원을 감액했다. 정부가 감세 정책으로 인한 세수 부족 부담을 지방에 떠넘기고, 지방 정부는 현장 민생 사업, 취약계층 지원 사업, 교육복지사업 등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종합부동산세·법인세 감면 등 부자감세로 커진 정부의 세수 결손 부담을 서민이 져야 하는 현실이 말이 되는가.
세수 펑크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게 된 지자체들이 주민 편의와 취약계층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무리 예산이 부족해도 서민 보호에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된다. 지역 주민의 삶이 무너지면 지역 경제는 더 무너지고, 수도권 집중 현상도 심화될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교부세 감소로 지자체와 교육청이 진행하는 민생 관련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또 국세 부족을 자자체에 전가하는 임시변통은 이제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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