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인사대천명' 기다림만 남은 수원 변성환 "김도균·이영민 감독님, 꼭 승리 부탁드립니다"[수원톡톡]
[OSEN=용인, 고성환 기자] "두 분께 맛있는 밥을 살 준비는 됐다. 꼭 승리를 부탁드린다."
수원 삼성은 3일 오후 4시 30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2 2024 38라운드에서 안산 그리너스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짜릿한 두 경기 연속 역전승이다. 수원은 지난 라운드 충남 아산을 상대로 후반 추가시간 7분 터진 김상준의 극장골로 경기를 뒤집었고, 이번 안산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준 뒤 두 골을 넣으며 승자가 됐다.
이날 수원은 후반 11분 김영남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그러나 후반 24분 배서준의 프로 데뷔골과 후반 29분 코너킥 공격에서 나온 조윤성의 헤더 역전골에 힘입어 승점 3점을 챙겼다. 충남 아산전 종료 직전까지만 해도 플레이오프(PO) 진출 무산이 눈앞이었지만, 막판 뒷심으로 위기를 벗어난 수원이다.
이로써 수원은 승점 56(15승 11무 10패)으로 정규 시즌을 마감하며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 희망을 살렸다. 현재 순위는 4위. 아직 한 경기를 남겨둔 5위 전남(승점 54)이나 6위 부산(승점 53)이 미끄러지진다면 수원이 준PO 티켓을 손에 넣게 된다. 만약 두 팀이 나란히 승리하면 수원은 최종 6위가 되면서 승격이 좌절된다.
경기 후 변성환 감독은 "우리는 매 경기 승리가 필요한 팀이고, 매 경기 승리하기 위해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노력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우리가 승격하는 시나리오였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도 오늘 승리가 팬분들께 아주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승리였지 않나 생각한다. 승리해서 너무 기쁘다. 희망과 기회라는 단어를 갖고 다시 일주일을 기다릴 수 있게 돼서 선수들에게 고맙다"라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수원 팬분들께는 왠지 이 순간이 죄송스럽기도 하다. 경기를 이겼을 때는 좋았다. 그러나 (감정이) 조금 가라앉은 이 시점에서는 감독으로서 죄송스러운 생각도 많다"라고 덧붙였다.
뮬리치가 경기 막판 상대의 거친 태클에 발목을 가격당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변성환 감독은 "뮬리치는 상대 태클에 발목에 심한 부상을 입었다. 상당히 고통스러워한다. 정상적으로 걷기 어렵다. 내일 병원에 가서 진료를 해봐야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워낙 의지가 강한 선수인데 스스로 경기를 포기할 정도였다. 안타깝다"라고 전했다.
홀로 정규리그를 마친 수원은 다른 팀들이 최종전을 치를 때까지 일주일의 시간이 있다. 변성환 감독은 "내부적으로 코칭스태프와 계획을 세웠다. 오늘 이긴다면 3일 휴식을 줄 생각이었다. 첫째 주는 많이 뛴 선수들은 회복에 집중하고, 많이 참여하지 못한 선수들은 PO에 대비해 정상적으로 훈련할 계획이다. 둘째 주에는 필요한 핵심 선수들을 데리고 미니캠프를 하고 싶다고 구단에 요청한 상태다. 응집력을 키우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멋진 경기를 해보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공은 수원의 손을 떠났다.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마친 수원은 오는 9일 열리는 다른 팀들의 최종 라운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변성환 감독은 선수들과 경기를 어떻게 볼 생각이냐는 말에 "토요일에 오전 훈련이 있다. 아마 훈련이 끝나고 나면 클럽하우스에서 각자 TV로 경기를 볼 것 같다. 고민을 많이 했다. 현장에 가서 이랜드와 전남 경기를 볼까, 부산에 코치를 파견할까 생각했는데 차분하게 클럽하우스에서 경기를 볼 계획"이라고 답했다.
끝으로 변성환 감독은 부산을 상대하는 김도균 이랜드 감독과 전남을 만나는 이영민 부천 감독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그는 "두 감독님과 개인적으로 연이 있다. 김도균 이랜드 감독님은 울산현대에서 오랫동안 함께했고, 대학교 선후배였다. 5~6년 정도 같이 했다. 오늘 경기를 또 이겼기 때문에 김도균 선배님께서 우리에게 큰 선물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또한 변성환 감독은 "이영민 감독님은 내가 은퇴할 시점에 안양 창단 멤버였다. 내가 공식적으로 안양 1호 은퇴 선수다. 이번에 내가 안양에 큰 선물을 줬다. 시원하게 충남 아산을 3번 다 이겼다. 발목을 잡아줬다"라며 "(이영민 감독과) 축하 문자도 주고받았다. 또 이영민 감독님은 내가 안양에서 뛸 때 수석코치셨다. 꾸준히 소통하고 있는 사이다. PO는 좌절됐지만, 분명 멋진 경기해주실 거라고 믿는다. 두 분께 맛있는 밥을 살 준비는 됐다. 꼭 승리를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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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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