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것들’ 다 허물어질 때까지 [서울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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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인천사람과문화와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가 공동주최하고 인천 평화창작가요제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제10회 인천 평화창작가요제가 지난달 26일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열렸다.
인천 평화창작가요제는 평화를 상징하는 노래를 발굴해 전국으로 확산시키고, 음악도시·국제평화 도시로서의 인천의 위상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2014년에 처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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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수 | ㈔인천사람과문화 이사장
사단법인 인천사람과문화와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가 공동주최하고 인천 평화창작가요제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제10회 인천 평화창작가요제가 지난달 26일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열렸다. 인천 평화창작가요제는 평화를 상징하는 노래를 발굴해 전국으로 확산시키고, 음악도시·국제평화 도시로서의 인천의 위상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2014년에 처음 시작됐다. 올해도 총 85개 팀이 참가했는데, 지난 7월 예선 심사와 공개 오디션을 거쳐 본선에 출전할 일곱팀을 선정했다. 본선에 오른 곡 일곱 곡은 음반과 온라인 음원으로 전국으로 전파될 예정이다.
가요제를 시작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지났다니 빠르게 지나간 시간이 놀랍다. 나야 가까운 곳에서 구경만 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감회가 전혀 없을 수는 없다. 지나간 10년을 돌아보면 기쁨과 보람도 있었지만, 고난도 많았던 시간이었다. 특히 안정적이지 않은 재정 문제가 가장 컸다. 그러나 어려움에도 10년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인천의 시민단체를 비롯한 많은 분의 도움 때문이었다. 1회부터 10회까지 무려 10년 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으로 애써주신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님과 이지상 가수, 전성원 황해문화 편집장 등의 고마움을 잊을 수 없다. 특히 김창남 교수님이 1회부터 가요제 심사위원장을 맡아주심으로써, 어쩌면 한낱 변방 인천의 작은 행사로 흘러갔을 가요제에 대한민국의 그 어떤 가요제도 따라오지 못할 권위를 부여해 주셨다. 1회부터 10회까지 애쓴 허명희, 김경원, 이상훈 등 스태프의 노고도 치하받아 마땅하지만,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가요제가 무난하게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인천의 보물’ 최경숙 총연출의 노고가 가장 컸다. 그가 없었다면 가요제는 10회는커녕 아마 몇번 하다가 스러지고 말았을 것이다. 이날 가요제에서 가수이기도 한 권순우 조직위원장과의 인연으로 함께했던 이원종 배우의 사회도 매우 인상 깊었다. 사회 보는 내내 계속됐던 사려 깊고 따뜻한 그의 멘트는 참가한 음악가들의 긴장을 풀어주었고, 가요제의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어주었다. 뒤풀이까지 참석해 깊이 있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고 돌아간 이원종 배우는 시쳇말로 ‘개념 배우’라는 단어로만 수식하기에는 모자라는 매우 훌륭한 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날 가요제에서 예술상을 받았고, 내가 시상하기도 했던 조은세라는 싱어송라이터를 발견한 기쁨이 있다. 그가 직접 만든 노래 ‘해바라기별’의 가사와 선율이 친근했는데, 알고 보니 그는 이미 온라인에 많은 팬을 확보한 기성 가수였다. 이날 조은세의 노래를 들으면서, 비교가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10여년 전 성북동 어느 문학 행사에서 정밀아 가수를 처음 발견했던 날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최경숙 총연출은 앞으로도 경선 방식의 가요제를 계속해야 하는지 고민이 깊다고 말했지만, 아마도 여전히 불안정한 재정 문제에 대한 고민이 더 클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러나 전국에는 인천의 최경숙처럼 열악한 여건과 재정에도 노래가 평화를 만들 거라는 신념으로 살아가는 문예 활동가들이 매우 많을 것이다. 경선 방식이든, 축제 형식이든, ‘노래가 평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믿는 사람들이 앞으로도 계속 함께 기운을 냈으면 좋겠다. 여전히 팔레스타인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은 계속되고, 어린이들과 여성 등 수만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폭력과 불의와 거짓이 판치는 목불인견의 세상에 ‘저것들’이 다 허물어질 때까지 함께 어깨 겯고 나갔으면 좋겠다.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누가복음 21장 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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