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은·정보라 등 한국작가 동참…전세계 출판인도 이스라엘 보이콧

김예리 기자 2024. 11. 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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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살상이 393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이스라엘 출판 기관을 통한 공모를 거부'하는 전 세계 작가들의 보이콧 선언에 한국의 작가들이 동참하고 나섰다.

이번 선언은 역대 최대 규모의 전세계 작가와 출판인 이스라엘 보이콧 선언이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전세계 출판인 선언이 첫 공개된 뒤인 31일 '이스라엘 문화 보이콧을 중단하라'라는 제목으로 외부 기고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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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번역 데보라 스미스도 참여 "이스라엘 협력 문화기관 거부"
안톤 허·최돈미 등 초기서명…"집단학살 방관 기관 거부…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 철폐기여"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이스라엘 출판 기관을 통한 공모 거부 선언.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살상이 393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이스라엘 출판 기관을 통한 공모를 거부'하는 전 세계 작가들의 보이콧 선언에 한국의 작가들이 동참하고 나섰다.

지난달 28일 전 세계 1000명 넘는 작가와 출판인들이 집단학살에 방관하거나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이스라엘 문화기관과 공모를 거부한다고 밝히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한국에선 선언 번역문이 공유되고 정보라, 천희란, 최돈미, 황정은, 검은새 작가와 안톤 허 번역가가 초기 서명자로 나섰다.

지난 2일 기준 국내 작가와 편집자, 번역가,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출판 에이전트, 서점과 책방, 도서관 종사자, 연구자 등 260명이 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작가 가운데선 권여선, 황정은, 김기태, 김보영, 이미상, 박민정, 송경동, 문목하, 은유 작가와 신해욱, 유진목, 윤은성 시인 등이 참여했다.

선언문엔 아니 에르노, 주디스 버틀러, 아룬다티 로이, 비엣 타인 응우옌, 줌파 라히리, 나오미 클라인 등 작가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영어로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도 참여했다. 이번 선언은 역대 최대 규모의 전세계 작가와 출판인 이스라엘 보이콧 선언이다.

▲'출판인 이스라엘 보이콧 선언' 일부 캡쳐.

이들은 선언문에서 “우리는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극심한 탄압에 연루되어 있거나 침묵으로 방관하는 이스라엘 문화 기관과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별적 정책과 관행 또는 이스라엘의 점령, 아파르트헤이트, 집단학살 등을 은폐하거나 정당화”하는 기관과 “국제법에 의해 보장되는 팔레스타인인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 없는 기관”에 협력하지 않겠다고 했다.

서명한 출판인들은 “21세기 가장 심각한 도덕적, 정치적, 문화적 위기에 직면”했다며 “팔레스타인인이 당면한 압도적 부정의는 부인될 수 없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우리의 생활로 들어와 심장을 찌르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현 상황을 “비상사태”라고 규정했다. “작년 10월 이후 이스라엘이 살해한 팔레스타인 사람이 몇 명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사망자를 집계하고 매장할 수 있는 시설을 포함한 모든 기반 시설이 이스라엘에 의해 파괴되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이스라엘이 10월 이후 가자지구에서 최소 43,362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했으며, 금세기 그 어떤 전쟁보다 많은 아동 희생자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이는 집단 학살”이라며 “이는 75년간 이어져 온 강제 이주, 인종 청소, 아파르트헤이트와 연속선상에 있다”고 했다.

출판인들은 “문화는 이러한 부정의를 정상화하는 과정의 필수 요소로 기능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문화 기관은 이스라엘 당국과 종종 직접적으로 협력했으며, 이는 수백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수십 년간 겪은 박탈과 억압을 교묘하게 감추고 위장하는 아트워싱의 핵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 우리는 양심에 따라 아파르트헤이트 및 강제 이주와 이스라엘 기관의 관계를 검토하지 않고서는 해당 기관과 협력할 수 없다. 이는 수많은 작가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판하며 취했던 입장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투쟁에 기여한 방식이기도 하다”고 했다.

문인들이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규탄하는 공개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윤은성 시인은 2일 팔레스타인긴급행동이 개최한 집회에서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에 의한 비인도적이고 잔학무도한 학살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않는 한, 팔레스타인 해방이 없는 한, 예술은 계속해서 고통을 옷처럼 입고 등장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천희란 작가는 지난달 29일 트위터(X)를 통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과 이에 공모하며 문학과 문화라는 인간성의 최후 방어선마저 짓밟고 있는 이스라엘의 출판 및 문화 기관을 규탄한다”고 했다.

▲31일 뉴욕타임스 기고 '이스라엘 문화 보이콧을 중단하라'

한편 뉴욕타임스는 전세계 출판인 선언이 첫 공개된 뒤인 31일 '이스라엘 문화 보이콧을 중단하라'라는 제목으로 외부 기고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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