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이기대 예술공원’ 성공하려면 시민 설득부터

2024. 11. 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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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이기대공원에 프랑스 현대미술관인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뿐만 아니라 오륙도 아트센터와 숲속 갤러리가 들어선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달 31일 '이기대 예술공원 명소화' 정책을 발표했다.

박 시장이 이날 공개한 이기대 예술공원의 목표는 인젤 홈브로이히미술관(독일)·루이지애나미술관(덴마크)과 일본 나오시마를 뛰어넘는 '세계적 예술 명소'다.

이기대 예술공원에도 부산시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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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센터·갤러리·퐁피두분관 건립
국립미술관 유치에 정치력 발휘를

부산 이기대공원에 프랑스 현대미술관인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뿐만 아니라 오륙도 아트센터와 숲속 갤러리가 들어선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달 31일 ‘이기대 예술공원 명소화’ 정책을 발표했다. 2040년까지 오륙도~동생말 125만㎡를 ‘하이엔드’ 미술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오륙도 아트센터는 전시장과 옛돌 아트스트리트가 자리한다. 숲속 갤러리는 세계적 거장의 작품을 볼 수 있는 6곳 이상 갤러리로 채워진다. 국제아트센터는 퐁피두센터 분관과 아트 파빌리온으로 구성된다. 미술 인프라 확대는 반갑지만 “왜 부산에는 ‘국립’이 없느냐”는 질문을 마주하면 한숨이 나오는 건 사실이다.

이기대 예술공원에 들어설 오륙도 아트센터 조감도. 부산시 제공


박 시장이 이날 공개한 이기대 예술공원의 목표는 인젤 홈브로이히미술관(독일)·루이지애나미술관(덴마크)과 일본 나오시마를 뛰어넘는 ‘세계적 예술 명소’다. 잘 알려진 대로 일본 시코쿠의 작은 섬 나오시마는 지중미술관·이우환미술관·베네세하우스뮤지엄이 개장하면서 예술의 섬으로 부상했다. 인구는 400여 명에서 4000여 명으로 늘었다. 지난 30년간 3450억 원의 민간투자를 유치했다고 한다. 바다와 산이 맞닿은 이기대는 나오시마에 뒤지지 않는 환경을 자랑한다. 부산시는 2019년부터 예산 737억 원을 투입해 사유지 71만2000㎡를 매입해 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 해운대·광안리를 비롯해 관광지와 가까워 지리적 환경만 따지면 ‘예술과 휴식이 맞닿은 생태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관건은 시민사회 설득이다. 앞서 부산시가 유치한 퐁피두센터 분관은 막대한 총사업비(1100억 원대)와 연간 운영비·로열티 때문에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화그룹이 퐁피두 서울 분관을 먼저 유치하면서 희소성도 떨어진 상태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선 “부산시립미술관·부산현대미술관을 파격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더 낫다”는 주장이 나왔다. 모두 예산 집행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합리적 논쟁이다. 이기대 예술공원에도 부산시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 구조다. ‘갤러리나 미술관을 왜 이기대에 집중하느냐’는 반론도 있다. 원도심 빈집을 블록 단위로 매입해 공공미술관을 운영하는 것이 재생 차원에서 더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대형사업 추진 과정에선 늘 크고 작은 찬반이 존재한다. 공론화를 통해 반대 의견을 수용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그래서 중요하다.

사실 박 시장 공약인 ‘세계적 미술관’이나 이기대 예술공원이 100% 국비로 추진되거나 국립이라면 반대가 나올 리 없다. 현재 국립미술관은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서울 송현공원 동쪽에 들어설 국립이건희기증관(가칭)부터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과천관·서울관이 그렇다. 비수도권 국립미술관은 2018년 문 연 충북 청주관 한 곳뿐이다. 부산도 이건희기증관 유치를 시도했다가 아픔을 겪은 적이 있다. 박 시장은 국립미술관 유치에도 정치력을 발휘하길 바란다. 경남(진주)과 대전·광주시가 국립현대미술관 유치전에 뛰어든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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