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헌책에 담긴 기기묘묘한 이야기

박영서 2024. 11. 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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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헌책방 기담수집가'에 이어 2년 만에 출간된 속편이다.

속편이지만 다른 이야기가 펼쳐져 전작의 감동과 재미를 이어나간다.

문학평론가 김현의 작고 전 일기 모음집 '행복한 책읽기' 초판만 찾아 헌책방을 순례하는 사람의 이야기도 짠하다.

3부 '심야책방 기담회'는 환상성과 으스스함이 도드라지는 에피소드들이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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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기담 수집가-두 번째 상자 윤성근 지음 / 프시케의숲 펴냄

전작 '헌책방 기담수집가'에 이어 2년 만에 출간된 속편이다. 속편이지만 다른 이야기가 펼쳐져 전작의 감동과 재미를 이어나간다. 책은 4부 및 외전으로 구성됐다. 1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기'와 4부 '책과 함께 꾸는 꿈'에는 개별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다. 절판된 책과 관련된 의뢰자의 사연이 읽는 이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책을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추리의 쾌감도 느낄 수 있는 내용이다.

한 단역 배우의 사연은 감동적이다. 그는 1978년 나온 '나의 아버지 채플린'을 찾고 싶어했다. 허름한 무대에서 채플린 연기를 했던 아버지의 가방에 있었던 책이었다. 그는 그런 아버지를 부끄럽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훗날 동료 배우로부터 "아버지가 유명해질 기회가 있었으나 가족을 먼저 생각했던 탓에 포기했었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는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가 젊은 시절 읽었던 그 책을 반드시 찾아 읽으리라 결심했다. 문학평론가 김현의 작고 전 일기 모음집 '행복한 책읽기' 초판만 찾아 헌책방을 순례하는 사람의 이야기도 짠하다. 암 투병하던 그는 이 책에 나오는 '아, 살아 있다'는 문장에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이 문장이 자신을 살렸다고 믿고 있었다. 2부 '목요 문학회 미스터리'에서는 중편 분량의 미스터리한 모험 이야기를 다룬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기에, 다른 에피소드들보다 긴 분량의 사연이 소개된다. 3부 '심야책방 기담회'는 환상성과 으스스함이 도드라지는 에피소드들이 모여 있다. 저자가 과거 한여름 밤에 개최했던 '심야책방 기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들려준 사연이다. 외전에는 베일에 가려져 있던 조력자들인 시계 수리공 N씨와 책 보부상 H씨의 과거가 마침내 공개된다.

감동과 미스터리가 어우러진 특별한 여정으로 독자들을 이끄는 책이다. 기기묘묘한 사연에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책은 우리에게 '최고의 마법'을 선사한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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