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저가 공세·미국 관세 우려, 통상환경 급변 대비해야

한겨레 2024. 11. 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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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경기 부진과 밀어내기성 수출 여파로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주요 상장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중국 상품의 글로벌 공급 과잉이 수익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내 수요가 부진한데다, 중국 기업들이 돌파구로 국외에 저가 공세를 펴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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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경기 부진과 밀어내기성 수출 여파로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엔 모든 국가에 일괄 관세 부과 방안이 실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상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정부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올해 3분기 주요 상장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중국 상품의 글로벌 공급 과잉이 수익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영향을 받는 업종은 철강·석유화학·디스플레이 등 전통 제조업과 반도체·전기차·배터리·태양광 등 첨단산업을 가리지 않는다. 포스코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9.8% 떨어졌으며, 엘지화학의 영업이익은 42.1% 감소했다. 이처럼 전통 산업 대표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한 데는 상당 부분 중국 요인이 차지한다. 중국 내 수요가 부진한데다, 중국 기업들이 돌파구로 국외에 저가 공세를 펴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탓이다. 삼성전자도 중국 후발주자들이 메모리 반도체를 저가로 판매하면서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은 이전과 양상이 다르다. 중국이 대규모 설비투자를 해도 고성장기에는 자국 내에서 상당 부분 물량을 소화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부동산 침체 등의 여파로 수요가 따라가지 못한다. 또한 과거엔 업종별로 공급 과잉 시기가 달랐지만 지금은 대부분 업종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빚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금리 인하와 재정 투입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반도체·전기차 등 첨단산업과 관련해 중국산 제품에 관세 인상 등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다.

주요국이 다른 나라 경제를 희생시키면서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는 이른바 근린궁핍화 정책을 부분적으로 펴는 등 통상 패러다임의 대전환기를 맞고 있는데, 우리 정부의 대응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근 한국경제학회장(서울대 석좌교수)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은 관세를 올릴 태세고, 중국은 철강 등 잉여 생산 물량을 한국으로 밀어내는데 우리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정부는 변화된 상황에 맞게 산업정책과 통상정책을 아우르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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