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시정연설 불참 ‘버티기’…지지율 하락·한동훈 대표 요청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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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공천 개입'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국정을 쇄신하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대통령실 쪽에서는 여전히 "법적·정치적 문제는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요구에도 야당의 정치 공세를 이유로 4일 국회에서 열리는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도 불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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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공천 개입’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국정을 쇄신하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대통령실 쪽에서는 여전히 “법적·정치적 문제는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요구에도 야당의 정치 공세를 이유로 4일 국회에서 열리는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도 불참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일 윤 대통령을 향한 입장 표명과 쇄신 요구 등에 대해 “여러 상황들을 고려하고 있으며, 대통령께서도 국민들의 걱정을 잘 듣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는 10일 임기 반환점을 앞둔 상황에도 당장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나 ‘김건희 리스크’ 해소를 위한 대책 발표 등은 검토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은 2022년 6·1 재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가 나눈 통화에 대해서도 줄곧 “덕담 수준의 얘기”라며 “법적·정치적·상식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명품 가방 수수 등 김 여사와 관련한 논란이 터질 때마다 ‘법리’를 강조하며 정치적 책임에 선을 그어왔던 것과 같은 모습이다.
심지어 4일로 예정된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도 불참하기로 했다. 현직 대통령이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지 않는 것은 11년 만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 상황을 고려했다”며 윤 대통령의 불참을 야당 탓으로 돌렸다.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인사들까지 국회 출석을 요구했지만, 한덕수 국무총리를 대신 내보내겠다며 뜻을 꺾지 않은 것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여사 의혹 와중에도 해외순방은 잘도 다니면서 어떻게 이 중요한 시정연설에 용산에서 여의도까지 이 짧은 거리를 오지 않을 수 있나. 야당이 돌을 던져도 맞을 각오로 와야 한다”고 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시정연설은 복잡하고 시끄러운 현안에 대해 책임 있는 답을 하고, 대통령으로서의 최소 의무를 다하는 일”이라며 “(시정연설 불참은) 국회 무시를 넘어 국민 무시다”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미국 대선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두 건의 1심 선고 등 굵직한 사안이 몰려 있는 이번 한달 동안 이슈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버티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 대선과, 다자 회의 등 중요한 외교 현안들을 고려하면서 그 이후에 대통령께서 (기자회견이나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각종 논란에 대해) 정리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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