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러도 걸러도…‘구멍 숭숭’ 비연예인 예능 출연자 검증[스경X이슈]

하경헌 기자 2024. 11. 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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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Plus-ENA 공동 제작 예능 ‘나는 SOLO’ 23기에 출연해 과거 범죄 경력에 대한 논란이 일어난 출연명 ‘정숙’의 출연 장면. 사진 SBS Plus-ENA 방송화면 캡쳐



가십성의 신변잡기부터 심지어는 범죄 의혹까지. 비연예인 출연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구멍이 숭숭 뚫린 검증이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30일 방송된 SBS Plus-ENA 공동 제작 예능 ‘나는 SOLO’의 23기에서는 새롭게 소개된 출연자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출연명 ‘정숙’이 출연자가 성매매 빙자 절도범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숙은 이날 방송에서 ‘2010 광주·전남 미스코리아’ 예선에 출전해 인기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온라인에서 방송에 쓰인 사진이 범죄 보도의 자료사진과 동일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이후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선 ‘트리플스타’ 강승원 셰프. 사진 넷플릭스



당시 보도에서 미스코리아 출신 박모씨(당시 22세)는 지난 2011년 동거남 석모씨와 공모해 남성 2명과 조건만남을 계획한 후 이들이 샤워를 하는 틈을 타 총 300만원을 훔쳤다는 혐의를 받았다.

그러자 ‘나는 SOLO’의 제작사 촌장엔터테인먼트 측은 “사안이 중대함을 인식하고 적극 대처해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해 방송할 것”이라며 “출연자를 검증할 때 각종 범죄 이력부터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운 불미스러운 과거 행위까지 사전에 거르는 심층 인터뷰를 거친다”고 해명했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됐던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에서는 무려 세 명의 출연자와 관련한 논란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후 ‘빚투 논란’에 휩싸인 이영숙 셰프. 사진 넷플릭스 유튜브 방송화면 캡쳐



프로그램 중 ‘트리플스타’라는 출연명으로 화제를 모은 강승원 셰프는 취업 로비와 여성 편력 등 사생활과 관련한 폭로가 나왔으며, 레스토랑 공금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제기돼 경찰의 내사 선상에 올랐다.

또한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영숙 셰프는 빌린 돈 1억원을 14년째 갚지 않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으며, ‘비빔대왕’으로 인기를 모은 유비빔은 불법 식당영업 사실을 고백하며 식당 문을 닫았다.

또한 앞서 방송된 JTBC 예능 ‘끝사랑’도 출연자 이범천의 사기결혼 의혹이 불거져 제작진이 통편집을 나섰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출연자의 ‘빚투’, 범죄경력, 사생활 폭로 등의 사례를 합치면 이는 훨씬 늘어난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후 식당 불법영업 의혹에 휘말린 요리연구가 유비빔씨. 사진 유비빔씨 SNS 캡쳐



TV와 OTT 플랫폼을 중심으로 비연예인 출연자가 등장하는 예능이 늘어났다. 비연예인 출연자 예능의 형식은 기존의 연애 리얼리티를 비롯해 최근 늘어나는 각종 음악 관련, 요리 관련, 피지컬 관련 경쟁이나 오디션 예능으로 늘어났다.

제작진들은 대외적으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출연자 검증 시스템을 꼼꼼히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서면으로 먼저 이력서를 받고, 복수의 심층 인터뷰를 통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학교폭력 이력을 검증하기 위해 생활기록부를 조회하고 본인의 동의 아래 범죄 이력도 조회하는 제작진도 늘어났다.

JTBC ‘끝사랑’에 출연한 이범천씨가 사기결혼 의혹으로 통편집됐다.



하지만 실제 처벌에 이르거나 입건이 되지 않은 범죄라면 이러한 시스템에 잡히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SOLO’ 정숙의 경우처럼 본인이 범죄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주장할 경우에는 이를 사전에 짚어내는 과정은 무의미해진다.

그러나 이렇게 성긴 검증으로 드러난 비연예인 출연자 논란의 이력은 결국 프로그램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나는 SOLO’는 정숙의 논란 이후 정숙의 분량을 대폭 줄인 편집본을 내놨으며, 다른 프로그램 역시 편집에 의한 인적, 물적 손해를 감수한다.

하지만 이러한 비연예인 출연 예능의 수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예정이라 그 검증에 대한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거듭되는 논란이 비연예인 출연 경향의 위축으로 이어질지 대중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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