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의 날, 일상 곳곳 시각장애인 불편 '여전'

유가인 기자 2024. 11. 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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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암 박두성 선생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한글 점자를 만들어 반포한 1926년 11월 4일을 기념하는 '점자의 날'이 올해로 98돌을 맞이했다.

대전시립산성종합복지관 관계자는 "시각장애인이 길을 건널 때 목숨 내놓고 건너는 것과 다름없다"며 "촉각, 청각 등에 의존하는 시각장애인에게 음향신호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시각장애인이 많이 다니는 점자도서관·복지관 인근엔 설치가 잘 이뤄져 있지만 지역 전반에는 아직도 부족하다. 이동에 제한받지 않도록 음향신호기가 더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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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 블록·음향신호기 등 설치 부족, 관리 미흡해
게티이미지뱅크.

송암 박두성 선생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한글 점자를 만들어 반포한 1926년 11월 4일을 기념하는 '점자의 날'이 올해로 98돌을 맞이했다.

98년이 흘렀지만, 일상 곳곳은 여전히 시각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모습이다.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대전 지역 시각장애인 인구는 6811명이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편의시설은 부적정 설치와 관리 미흡 등으로 사회적 활동에 제한을 받고 있다.

시각장애인편의시설센터가 발간한 '2023 전국 337개 대상시설 보행접근성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전국 횡단보도 점자블록 부적정 설치율은 77.3%로 조사됐다.

대전 지역은 이보다 높은 89%로, 점자블럭의 기준과 규격 등이 적절하게 설치된 비율은 3.1%에 불과했다. 교통시설 점자블록 연계 설치도 대상지 10곳 중 부적정 설치는 3곳, 미설치는 7곳으로 나타났다.

시각장애인 김모(50대) 씨는 "보행자 안전이 위험한 곳에는 점자 블록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미설치도 문제지만, 블록 돌부리가 튀어나와 있거나 파손된 것도 위험하다"고 토로했다.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도록 안내 음성을 들려주는 음향신호기도 부족한 실정이다.

지역 내 시각장애인 음향신호기는 지난달 31일 기준 3358개다. 구별로는 동구 677개, 중구 430개, 서구 823개, 대덕구 257개, 유성구 1171개 등이다. 보행등(8182대) 대비 설치 수량 비율은 41% 정도다.

대전시립산성종합복지관 관계자는 "시각장애인이 길을 건널 때 목숨 내놓고 건너는 것과 다름없다"며 "촉각, 청각 등에 의존하는 시각장애인에게 음향신호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시각장애인이 많이 다니는 점자도서관·복지관 인근엔 설치가 잘 이뤄져 있지만 지역 전반에는 아직도 부족하다. 이동에 제한받지 않도록 음향신호기가 더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각장애인들의 사회적 활동이 제한받지 않으려면, 관련 편의시설과 서비스가 확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영호 대전점자도서관 관장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식품, 의약품에 점자 표기가 부재한 것부터 최근 늘고 있는 키오스크와 무인 주문기에 음성 안내가 없는 경우도 있어 시각장애인들은 큰 장벽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음향신호기는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색약, 고령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장치기 때문에 더 설치할 필요성이 있고 점자블록은 파손 시 지자체에서 즉시 수리·보완해야 한다"며 "점자는 한글과 함께 국가가 지정한 공식 문자다. 점자의 날을 통해 그 의미를 되새기고, 일상생활에서 더욱 표준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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