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0명 동시수업' 비상 의대, 4학기제까지 검토

유주연 기자(avril419@mk.co.kr) 2024. 11. 3. 17: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의대생 휴학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승인하도록 허용한 가운데 내년 의과대학 학사일정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휴학생(3000명)이 모두 돌아온다고 가정할 경우 내년 신입생(4500명)과 함께 최대 7500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듣게 되기 때문이다.

서울권 의대 24학번이라고 밝힌 한 의대생은 "휴학을 승인했다고 달라질 것이 없다"며 "동기들 중에 내년에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얘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4학번·25학번 분산 수업
본과 4학년 대다수 휴학에
내년 의사공급 차질 불가피

정부가 의대생 휴학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승인하도록 허용한 가운데 내년 의과대학 학사일정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휴학생(3000명)이 모두 돌아온다고 가정할 경우 내년 신입생(4500명)과 함께 최대 7500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듣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과대학들은 1년을 4학기제로 운영하는 방안, 분반, 온라인 강의를 대폭 활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한 사립대는 4학기제 운영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주당 강의 시간을 늘려 12~13주를 한 학기로 만들면 4학기제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내년 복학하는 24학번은 1·3학기, 신입생인 25학번은 2·4학기에 수업을 듣게 하는 식이다. 또 다른 서울권 의대 관계자는 "예과 때는 교양 수업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온라인 강의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최근 의대 과정(6년)을 최대 1년까지 자율적으로 단축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방 의대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의대 정원에 변화가 없는 서울권 의대와 달리, 내년도 신입생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전북대는 신입생이 올해 142명에서 내년도 171명으로 증가한다. 이렇게 되면 내년에는 300명이 넘는 의대생이 함께 예과 1학년 수업을 듣게 될 수도 있다. 한 지방 의대 교수는 "지방 의대를 중심으로 증원이 많이 이뤄졌는데, 시설과 교수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이 돌아올 경우 수업의 질이 크게 떨어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내년에 얼마나 많은 의대생이 수업에 복귀할지도 변수다. 정부는 이번 휴학 승인 조치로 의대생들이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지만 의대생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서울권 의대 24학번이라고 밝힌 한 의대생은 "휴학을 승인했다고 달라질 것이 없다"며 "동기들 중에 내년에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얘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내년 의사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졸업을 앞둔 본과 4학년도 대부분 휴학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올해 본과 4학년(3088명) 중 3.4%인 104명만 출석하고 나머지는 휴학계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매년 3000명가량 배출되던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도 예년의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의대생 휴학 승인이 마무리되는 이달 말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의사 국가시험 추가 시행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유주연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