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는 조지아, 트럼프는 버지니아···적진서 숨은 표심 잡는다

이태규 기자 2024. 11. 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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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D-2···막판까지 판세 초박빙
해리스, 아이오와주 '깜짝 역전'
경합주 7곳 중 4곳 소폭 앞서가
트럼프, 민주 텃밭서 "경제 부흥"
공장 유치·제조업 성장 파고들어
개표 빠른 노스캐롤라이나 주목
승리선언까지 수일 걸릴 가능성
[서울경제]

미국 대선 전 마지막 주말인 2일(현지 시간)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속이나 한 듯 ‘적진’에 뛰어들었다. 초박빙인 만큼 상대방 텃밭에서 ‘샤이 해리스’ ‘샤이 트럼프’ 등 숨은 표를 최대한 끌어내 역전극을 쓰겠다는 필사의 전략이다.

해리스는 이날 ‘선벨트(일조량이 많은 남부)’ 지역인 조지아주 최대 도시 애틀랜타를 찾았다. 워싱턴포스트(WP)가 산출한 여론조사 종합 평균을 보면 해리스는 조지아 지지율에서 트럼프에게 2%포인트 뒤졌다. 조지아는 1996년부터 2016년까지 6번 연속 공화당 후보를 찍어 해리스로서는 열세 지역이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백악관 집무실에 정적 명단을 들고 들어갈 것”이라며 “내가 당선되면 여러분들을 위해 할 일의 목록을 들고 들어갈 것인데, 물가 낮추기가 목록 최상위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스는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으로도 달려갔다. 노스캐롤라이나 역시 WP 종합 분석에서 해리스가 트럼프에게 1%포인트 뒤진 곳이다. 또 2012년부터 2020년 대선까지 공화당 후보가 3연승한 지역이다. 해리스는 낙태권을 강조하며 공화당 내 ‘샤이 해리스’ 공략에 나섰다. 그는 “(로 대 웨이드 판례 폐기로) 지금 미국에서 여성 3명 중 1명은 ‘트럼프발 낙태 금지’가 적용되는 주에 거주한다”며 “노스캐롤라이나도 포함된다. 그는 (당선되면) 전국적으로 낙태를 금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이날 뉴욕 NBC본사에서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나이트라이브(SNL)’에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전날 대표적인 ‘블루월(민주당 강세 지역)’이자 경합주인 미시간주 워런, 위스콘신주 밀워키 땅을 밟았다. 트럼프는 미시간에서 WP 기준 3%포인트, 위스콘신에서는 2%포인트 차이로 해리스에게 밀리고 있다. 트럼프는 쇠퇴한 공업 지역인 이곳에 공장을 유치해 제조업을 다시 부흥시키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는 2일에는 전통적 민주당 텃밭인 버지니아주 세일럼도 찾았다. 그는 “카멀라가 이기면 1929년과 유사한 경제공황에 바짝 다가서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버지니아는 2012년부터 3연속 민주당 후보를 찍은 지역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판세를 보면 승자는 펜실베이니아가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해리스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226명, 트럼프는 219명의 선거인단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경합주인데 현재 여론조사상 해리스는 미시간(선거인단 15명)과 위스콘신(10명)에서 우위를 보이며, 실제 선거 결과도 그대로 나오면 총 251명(226+15+10)의 선거인단을 확보한다. 반면 트럼프는 전통 공화당 강세 지역인 조지아(16명)와 노스캐롤라이나(16명)를 가져갈 수 있어 역시 251명(219+16+16)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해리스와 동률이 된다. 대통령이 되는 ‘매직 넘버’ 270명에 두 명 모두 19명씩이 모자라는데 펜실베이니아에 공교롭게도 19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돼 있다.

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주요 여론조사에서 해리스가 약진하는 모습이다. 영국 더타임스는 1일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와 지난달 25~31일 7개 경합주 등록 유권자 6600명을 조사한 결과 해리스가 위스콘신주에서 4%포인트,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에서 각각 3%포인트씩 트럼프를 앞섰다고 보도했다. 또 네바다에서도 1%포인트 차이로 트럼프에 우세를 보였다. 반면 트럼프는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1%포인트씩 해리스를 앞질렀고 애리조나에서는 48%로 양측이 동률이었다. 공화당 우세 지역인 아이오와에서 해리스가 트럼프에 앞선다는 깜짝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유력 지역 매체인 디모인레지스터가 지난달 28~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지지율은 47%로 트럼프(44%)를 오차 범위(± 3.4% 포인트) 내에서 앞섰다. 아이오와는 트럼프가 2016·2020년 대선 때 낙승했던 주다. 디모인레지스터는 여성, 특히 고령이거나 정치적으로 중도 성향인 여성 유권자들이 막판 해리스 쪽으로 쏠리고 있는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결과를 가늠하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주별로 개표에 시간이 걸리는 우편투표를 미리 개표할 수 있는 지역과 선거 당일에 가서야 할 수 있는 곳으로 나뉘는데 노스캐롤라이나는 사전에 처리할 수 있다. 로이터는 “결과가 선거일 자정에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결과가 빠르게 나오면 양 후보의 표차를 통해 이번 선거 결과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최종 승리 선언까지 며칠이 걸릴 수 있어 막판까지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짙어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우편투표 개표를 주법에 따라 투표일 오전 7시에야 시작할 수 있다. 특히 전체 펜실베이니아 등록 유권자(약 910만 명)의 17.6%인 약 160만 명이 우편투표를 했다. 로이터는 “개표 초반에는 선거 당일 현장 투표가 몰리면서 트럼프가 우세하다고 나오다가 나중에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트럼프의 우위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트럼프가 이를 기반으로 선거 공정성을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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