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선수법] 공시에서 부실 징후 읽는 법

임종현 기자 2024. 11. 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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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는 하루에도 수백개씩 상장사 공시 서류가 넘쳐난다.

공시 서류는 투자자들이 회사 주식을 취득하기 전에 참고해야 하는 사항을 담은 것이다.

간단한 공시 서류 확인만으로도 주식 투자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혹시나 공시서류를 보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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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반복적 최대주주 변경 동반한 CB 발행···주가조작 세력 가능성 높아
이은경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사진제공=법무법인 바른
[서울경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는 하루에도 수백개씩 상장사 공시 서류가 넘쳐난다. 공시 서류는 투자자들이 회사 주식을 취득하기 전에 참고해야 하는 사항을 담은 것이다.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수많은 정보가 함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주식을 처음 접한다면 공시 서류에 담겨있는 ‘사인’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투자자들이 공시 서류를 통해 불공정거래 행위 혹은 기업 부실 징후를 알아차릴 수 있는 사항 몇 가지를 안내하고자 한다.

첫째, 반복적인 최대주주 변경 공시.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호재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잦은 최대주주 변경은 사업의 안정·계속성 측면에서 악재다. 특히 오너가 바뀔 때마다 정관에 신사업이 추가된다면 회사는 이미 껍데기만 남아 주가조작세력에게 이용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최대주주 변경 시 최대주주의 취득자금 조성 내역에 주식담보제공 내역이 있다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이 경우 최대주주는 신사업을 실행할 자금이나 능력 없이 단순히 주가부양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주가조작세력일 가능성이 크다.

둘째, 최대주주 변경에 동반한 전환사채(CB) 발행. 주가조작세력은 신사업을 추진하는 듯한 외관을 두른다. 그러나 통상 이들은 자금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자금을 지원해 줄 투자파트너(전주)와 함께한다. 투자파트너 자금을 통해 신사업을 진행하는 듯한 외관을 만들고, 이들에게 이익을 볼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는 방법이 CB 발행이다. 최대주주 변경에 동반해 발행된 CB의 주식 전환가격은 주가조작세력이 최대주주로 변경되기 전, 즉 주가를 부양하기 직전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때문에 투자파트너들이 낮은 가격으로 대량의 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 따라서 최대주주 변경과 비슷한 시기에 CB가 발행된다면 반드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셋째, 유명 정치인의 지인이나 과거 유명 기업가, 연예인 등의 이사 선임. 이들이 상장사 대표이사에 취임한다거나 사내이사로 선임되었다고 공시를 하는 경우 주의해야 한다. 진정한 경영참여 의사 없이 단순히 이들의 유명세를 이용해 신규 사업을 추진하려는 외관을 형성하는 것으로 자본시장법 제178조 부정거래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경우, 해당 인물의 업력이 기존 사업에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 외에 반복적인 공시 번복행위도 부정거래행위 가능성이 있다. 간단한 공시 서류 확인만으로도 주식 투자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혹시나 공시서류를 보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도 좋다.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한다.

임종현 기자 s4ou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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